[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서건우(21·한체대)가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서건우는 9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급 16강에서 호아킨 추르칠(칠레)을 2-1(6-8 16-16 14-1)로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서건우는 1회전에 6-8로 내주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2회전에서는 상대의 거센 공격에 말려 흔들렸다. 34초를 남겨놓은 시점의 점수는 6-15, 무려 9점 차였다. 남은 시간을 통해 역전하기 어려운 흐름이었다. 이대로 패하면 서건우는 16강에서 조기 탈락할 수밖에 없었다.

극적인 반전이 시작됐다. 상대 감점으로 8점 차를 만든 서건우는 뒤돌려차기를 적중시켜 4점을 획득했다. 감점을 받아 11-16이 됐으나 다시 몸통 공격에 성공하며 13-16으로 추격했다. 1초를 남기고 다시 2득점하며 1점 차를 만들었다. 종료 직전 공격하지 않고 회피하는 추르칠이 추가로 감점을 받으면서 16-16 동점이 됐다.

2회전을 마친 뒤 심판이 추르칠의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자 대표팀 오혜리 코치가 매트 위로 올라가 적극적으로 항의했다.

동점이 된 회전에서는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오 코치의 항의 후 심판진은 이 내용을 검토했고, 서건우의 승리로 번복했다.

가까스로 3회전에 돌입한 가운데 서건우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13점 차를 만들며 콜드 게임 승리, 역전에 성공했다.

2003년생으로 한국 태권도 중량급 기대주로 불리는 서건우는 지난해 12월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며 파리행 티켓을 얻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 체급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2000 시드니올림픽부터 3년 전 도쿄 대회까지 남자 80㎏급에 출전 선수조차 파견하지 못했다.

서건우는 한국 태권도의 3일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앞서 남자 58㎏급 박태준(경희대), 여자 57㎏급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이틀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