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방이동=김용일 기자] ‘체육대통령’이 바뀌었다. 새 시대가 열린다. 한국 체육의 미래를 이끌 지휘봉은 ‘아테네의 영웅’ 유승민(43)이 품었다.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3선 연임에 도전한 이기흥 현 체육회장을 누르고 한국 체육의 새 수장이 됐다. 유승민 신임 회장은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총 1209 유효 득표 중 417표를 얻어 이기흥(379표) 강태선(216표) 강신욱(120표) 오주영(59표) 김용주(15표) 후보를 제치고 당선했다.
대이변이다. 애초 현 회장인 이기흥 회장의 표밭이 여전히 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유 신임 회장은 뚝심있게 지도자의 인권 보호 시스템과 선수 장래의 다양성을 부여하는 시스템 도입을 화두로 한 공약을 밀어붙이며 선거일까지 달려왔다. 그 결과 유력 당선 후보였던 이기흥 회장을 꺾는 반전으로 이어졌다. 그것도 6명이 출마한 역대 최다 경쟁률에서 승리했다.
이날 선거는 김대년 선거운영위원장의 경과 보고를 비롯해 이기흥 전 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유승민 회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이상 기호 1~6번)까지 6명 후보의 소견 발표에 이어 투표, 개표, 당선인 결정 순으로 진행했다. 투표와 개표는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가 투·개표 참관인의 입회하에 진행했다.
150분간의 투표는 이르게 끝이 났다. 살 떨리는 개표에서 웃은 건 유 회장이다. 유 회장 캠프 측은 승리 소식을 접한 뒤 너도나도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한 관계자는 “유 회장께서 체육인의 마음을 울렸다”며 감격해했다. 유 회장은 이날 소견 발표에서 “(탁구) 최연소 국가대표로 시작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IOC 위원, 대한탁구협회장까지 맡았다. 가치있는 과정에 여러분이 계시지 않았다면 이룰 수 없었다”며 “체육은 우리의 땀과 노력이 더 큰 가치로 빛나는 꿈의 무대가 돼야 한다. 변화의 시작 첫 걸음, 여러분과 함께 걷고 싶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결국 바라던대로 변화의 시작점에 서게 됐다.
반면 3선 연임을 바라봤던 이 회장은 끝내 ‘사법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 임기 기간 업무상 횡령, 배임, 채용비리, 제3자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상급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 정지도 됐다. 당선이 된다고 해도 수월하게 회장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스스로 “나를 악마화했다”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으나 패배 쓴잔을 마셨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