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황혜정 기자] 어쩌면 필연이다. KIA 내야수 김도영(21)이 키움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상대로 시즌 30번째 홈런을 친 것이 말이다.

김도영은 지난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과 원정경기에서 헤이수스를 상대로 시즌 30번째 홈런을 때려내 리그 최연소·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대기록을 달성했다.

통계적으로 이날 김도영의 홈런이 터질 확률이 컸다. 김도영은 이날 경기 전까지 헤이수스를 상대로 타율 0.500(6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현시각 11승으로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 헤이수스에게 강한 타자인 것이다.

안타 3개는 단타-2루타-3루타 각각 1개씩이다. 장타율도 자연스럽게 1.000이나 됐다. 헤이수스 상대 김도영의 올시즌 OPS(출루율+장타율)은 1.500이다.

그렇기에 김도영은 결코 헤이수스에 약한 타자가 아니었다. 15일 경기 후 김도영은 “헤이수스의 공이 좋다. 좌투수에 치기 까다로운 투수”라며 상대를 치켜세우면서도 “그럼에도 못 칠 공은 아니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헤이수스 상대로 장타를 뽑아낸 경험도 있는 김도영이다. 이날 첫 타석부터 김도영은 헤이수스의 공을 잡아당겨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비록 파울이 됐지만, 쭉 뻗어나가는 잘 맞은 타구였다.

그때부터 자신감을 얻었다 했다. 김도영은 “첫 타석 타구가 파울이 되면서 아쉬웠다. 그런데 이미 홈런이 나왔다고 생각하고 다음 타석에 들어가니 마음이 편해지면서 몸에 힘이 빠졌다. 그래서 세 번째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게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키움이 김도영과 승부를 피하지 않은 것도 주효했다. 이날 경기 전 키움 홍원기 감독은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하면 김도영에게 대기록을 내주더라도 그 자체로 멋진 장면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승부를 피할 생각이 없다. 대기록이 나오는 건 리그 발전 자체로도 정말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헤이수스는 최선을 다했고, 다만 김도영이 더 우세했다. 2024년 8월15일 김도영의 30번째 홈런이 나온 건 그래서 어쩌면 필연일지도 모른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