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부친상, 무대인사 돌며 울컥
‘베테랑1’ 일간지 기자→‘베테랑2’ 유튜버 ‘정의부장’ 역할 각인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요. 무대 인사할 때 아버지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
신승환 볼 가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지난 1월 작고한 아버지를 떠올리자 한꺼번에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다. 영화 ‘베테랑2’ 흥행했다.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감사함에 황정민, 정해인 등과 전국을 돌았다. 고향인 부산에서도 무대인사를 했다. 그때였다. 주마등처럼 아버지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신승환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추석 때 무대인사 할 때였다. ‘베테랑2’가 300만을 돌파할 때였다”며 “영화관에 들어섰는데 순간적으로 아버지가 목소리가 들렸다. 사투리로 ‘신스타 아이가’하는 것만 같았다. 30분 정도 그런 먹먹함이 이어졌다. 감사하고 그리웠다”고 붉어진 눈시울을 달랬다.
신승환은 ‘베테랑2’에서 정치 유튜버 정의부장 박승환 역을 맡았다. ‘베테랑1’에선 그냥 ‘박 기자’였다. 뇌물로 잘린 뒤 유튜버로 변신했다. 서도철(황정민 분)과 관계가 이어지며 세계관이 형성됐다. 해치 못지않게 세상을 해치는 인물이다. 범죄자를 단죄하자 소리친다. 그 대가로 슈퍼챗과 후원을 받는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기자 출신 유튜버를 질리도록 보면서 캐릭터를 연구했어요. 유튜버가 힘을 갖고 아닌 걸 맞다고 선동하잖아요. ‘저 놈 진짜 나쁜 놈이네’ 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반면 살아 남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귀여운 느낌도 들면 영화가 살 것 같았어요.”
양복을 차려입은 정의부장 앞엔 각종 상품이 전시됐다. 동충하초, 장뇌삼, 비타민 등이 덕지덕지 놓였다. 실제 유튜버들이 하는 광고를 참고해 류승완 감독에게 건의했다.
주위에서 “신 배우! 좋은데?”하며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소품을 놓으니 ‘먹고사니즘’이 드러났다.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욕심이 과했던 정의부장은 급기야 ‘가짜 해치’까지 만들어냈다. 물론 서도철(황정민 분)에게 딱 걸렸다.
추궁당하자 곧바로 실토했다. 강자 앞에선 한없이 약해지는 정의부장이었다. 영화 말미에 해치에 잡힌다. 죽기 직전까지 간다. 서도철에게 목숨을 구한 뒤 퇴장하면서도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을 외친다. 이게 바로 유튜버의 실체라고 웅변한다. 신승환은 “그래도 죽지 않아 다행”이라고 웃어 보였다. 류 감독이 ‘베테랑3’를 예고했다. 또 다른 캐릭터로 돌아올 거란 기대감도 높아진다.
신승환은 이번 영화로 사회적 경종을 울린 것 같다고 만족했다.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인물이 비난받아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제가 확신을 갖고 연기했어요. 스태프 3~4명 앞에선 강자로 군림하다가 서도철이 와서 손만 들어도 깜짝 놀라죠. 지질함이 잘 표현된 거 같아요. 유튜버나 인플루언서가 조금이라도 돌아볼 기회가 됐으면 해요.”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