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스포츠서울이 ‘세상의 모든 재밌는 것은 여기에 담는다’는 기치 아래 ‘스페셜 스토리’(Special Story)를 선보입니다. 의외의 이야기는 서로 긴장이 풀어진 순간에 나오곤 합니다. 아는 사람(연예인)의 모르는 이야기 ‘SS백브리핑’을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겸손하다. 그리고 생각이 많다. 얼굴이 알려진 후론 매사 조심하는 편이다. 그토록 좋아하는 KIA 타이거즈 축하 소감을 남길 때조차 생각이 많았다. 앞서 스포츠서울은 지난달 KBO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KIA 타이거즈로 알려진 연예인 팬에게 축하 소감을 받았다. 윤경호 외에 박신혜와 이제훈, 이보람, 이채연 등이 있었다.

당시 윤경호는 “내가 전면으로 나서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해왔다. 배우라면 응당 자신을 앞세우기 마련인데, 윤경호는 뒤에 빠져 있길 원했다. 그래놓고 누구보다 진심을 다해 축하 소감을 남겼다. 해태 타이거즈와 인연부터, 양현종을 보고 ‘찐팬’이 된 과정도 설명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과 팬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윤경호는 “매사 신중한 편이다. 유명인이다 보니까 행실 하나 하나에 조심한다. 카메라가 내 주변에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야구는 순수하게 좋아하는 스포츠다. 야구를 모르는 사람에게 혹시나 불편함을 줄까 염려가 되는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조심스러운 부분이 다양하다. 지난해 9월 KIA 타이거즈 홈경기에서 시구로 나선 적이 있다. 당일 승리를 챙겨 ‘승리 요정’이란 수식어가 붙었었다. 기뻤던 것도 잠시, 그가 직관을 갈 때마다 KIA가 졌다. 아쉬움에 입을 크게 벌리거나, 머리를 쥐어뜯는 순간이 전광판 스크린에 잡혔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유일하게 삼성 라이온즈에 패한 3차전에 직관을 갔다.

“아는 사람이라도 있을까봐 얼굴 가리고 도망치면서 나왔어요. 직관 했는데 지면 팬들이 싫어하잖아요. 저는 KIA가 좋은데. ‘패배요정’이란 말이 붙을까봐 진심으로 무섭고 두렵습니다.”

삼성 라이온즈에 대해서도 마음을 썼다. 당시 윤경호는 “부상으로 인해 팀 전력이 최대가 아니었음에도, 또한 폭우로 인한 서스펜디드라는 난관에도 불구하고 맹렬히 싸웠던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타 팀의 선수단과 팬들을 위할 줄 아는 포용이 엿보였다.

“KIA 타이거즈가 결승 가면 우승한다는 긍정적인 징크스가 있어요. 그게 깨질까 걱정하는게 있었죠. 삼성은 전력이 최상이 아니었어요. 부상 선수도 정말 많았고, 1~2차전은 찜찜한 구석도 있었죠. 3차전 대구에서 관람하는 데 압도됐어요. 정말 열광적으로 응원하더라고요. ‘저들도 승리가 간절하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아마 풀전력으로 했으면, 위기가 더 많았을 거예요.”

KIA가 우승한 것처럼 윤경호가 출연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도 유종의 미를 거뒀다. 윤경호는 주연으로서 극을 이끌 수 있다는 힘을 보여줬다. 사실상 윤경호가 연기한 오정환과 형사팀이 현실적인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장태수(한석규 분) 장하빈(채원빈 분) 최영민(김정진 분) 김성희(최유화 분)와 같은 독특한 인물들이 돋보일 수 있었다.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래서 단편 영화도 찍었어요. ‘돼지 머리’라는 작품이에요. 제가 웃고 있는 돼지 머리를 찾아다니는 이야기입니다. 이번에 작품 전체 흐름에 큰 공부를 했어요. 계속 신뢰 받을 수 있는 연기를 펼치겠습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