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꼭 삼성과 계약하고 싶었어요.”

의외로 오래 걸리기는 했다. 그러나 결말은 예상대로다. ‘멀티 내야수’ 류지혁(30)이 삼성과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마쳤다. 류지혁을 원한 다른 팀도 있기는 했다. 그러나 서로가 원했다. 계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삼성은 16일 류지혁과 계약 소식을 전했다. 류지혁은 계약금 3억원, 4년 연봉 합계 17억원, 4년간 인센티브 합계 6억원 등 총액 2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올시즌 100경기, 타율 0.258, 3홈런 36타점 1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66을 기록했다. 아주 빼어난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수비에서 2루와 3루, 1루까지 다 본다. 팀이 필요하면 어디든 가서 뛴다.

부주장으로서 팀원들을 이끄는 리더십도 탁월하다. 플레이오프에서 구자욱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벤치에서 가장 크게 목소리를 낸 선수가 류지혁이다.

덕분에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시리즈에서 KIA에 1승4패로 밀리며 준우승에 그쳤을 때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FA 자격을 얻었고, 권리를 행사했다. 강민호, 구자욱 등 형들이 적극적으로 붙잡았다. 류지혁은 “형들이 다른 팀으로 갈 생각을 원천봉쇄했다”고 했다.

계약 후 연락이 닿은 이종열 단장은 “우리 팀 선수라 생각했다. 가장 필요한 선수였다.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경쟁이 붙기도 했다. 과정이 마냥 쉽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짜 핵심으로 본 부분이 있다. 우리 팀 김영웅이나 이재현 등 내야 어린 선수들에게 리더가 필요하다. 류지혁 선수가 그 역할을 한다. 그래서 꼭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류지혁도 삼성에 남고 싶었다. 계약 후 통화에서 “계약을 마쳐서 만족스럽다. 꼭 삼성과 계약하고 싶었다. 한국시리즈를 잊을 수 없다. 이를 갈고 있다. 삼성에서 우승하고 싶다. 그래서 삼성과 계약하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당연히 운동도 시작했다. 이날도 마찬가지다. “시즌 후 2주 정도 쉰 것 같다. 이후 내년 준비에 들어갔다. 대략 11월 중순부터다. 오늘도 운동하고 있다. 내년에는 무엇보다 안 아파야 한다.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삼성에는 “(류)지혁이 형이 좋은 얘기 많아 해줬다. 덕분에 힘을 냈다”고 하는 선수가 많다. 눈에 보이는 기록 이상의 가치가 있는 선수다. 성적만 봤다면 여러 팀이 붙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삼성과 류지혁 서로 원했다. 2025년도 류지혁은 삼성맨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