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지금 나라가 많이 힘들다. 그래도 야구팬들은 선수들 플레이할 때 만큼은 행복했으면 좋겠다.”

KIA 최형우(40)가 혼란스러운 정국, 프로야구가 웃을 일 없는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형우는 올해 KBO리그 ‘역대 최고령’ 기록을 또 한 번 갈아치운 최형우의 진심 가득한 소감을 밝혔다.

최형우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을 수상했다. 최형우는 총 288표 가운데 137표를 얻어 득표율 47.6%를 기록했다.

올시즌 KBO 리그 마지막 공식 일정인 ‘골든글러브’에서 또 한 번 최고령 신기록을 썼다. 이날 기준 최형우의 나이는 40세 11개월 27일로, 종전 이대호(전 롯데, 40세 5개월 18일)의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 기록을 갈아치웠다.

시상대에 오른 최형우는 “나이가 많은 데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다시 한 번 설 수 있게 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올해 선수와 팬, 다같이 어우러져 좋은 성적을 내며 완벽한 한 해를 치른 것 같다”며 “지금 나라가 많이 힘들다. 그래도 야구팬들은 선수들이 플레이할 때 만큼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형우는 올해 ‘최고령 기록’ 퍼레이드를 펼쳤다. 지난 7월 올스타전에서는 최고령 미스터 올스타(최우수선수)에 뽑혔고, 7월 9일 LG전에서는 40세 6개월 23일의 나이로 국내 선수 최고령 ‘만루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끝이 아니다.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은 최형우는 역대 최고령 KS 야수 출장 기록, KS 최고령 안타, 타점, 홈런 기록도 다시 썼다.

그동안 최형우는 최고령 기록 타이틀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골든글러브’는 특별했다. 시상식 전 만난 그는 ‘황금장갑’ 만큼은 최고령 기록을 깨고 싶다며 욕심을 드러냈다. 그리고 ‘바람’이 현실이 됐다.

최형우의 ‘최고령 기록’ 경신은 현재진행형이다. 내년시즌 다시 골든글러브 무대에 오른다면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경신하는 셈이다. 내년에도 다시 설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열심히 하겠다”는 짥게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