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 기자] 정규시즌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이다. 무난한 마무리다. 구속도, 구위도 나쁘지 않았다. 롯데 ‘토종 에이스’ 박세웅(30) 얘기다.

박세웅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시범경기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안타(1홈런) 2볼넷 5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74개다. 스트리아크 50개, 볼 24개로 비율도 괜찮았다.

무엇보다 구속이 잘 나왔다. 최고 시속 150㎞까지 찍었다. 평균으로도 시속 146㎞가 나왔다. 가장 느린 공이 시속 144㎞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을 더했다.

1회가 아쉽다. 거꾸로 보면 키움 타자들의 대응이 좋았다. 박세웅을 상대로 루벤 카디네스가 파울 2개를 만들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결과는 내야 안타 출루다. 이주형이 초구를 때려 안타를 만들었고, 송성문이 볼넷을 골랐다.

박세웅으로서는 ‘어?’ 하다가 만루에 몰린 모양새다. 최주환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1-0에서 1-1이 됐다. 이동욱을 삼진으로 막고 이닝을 마쳤다. 최소 실점으로 끝냈다.

2회말에는 선두타자 박주홍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시속 148㎞ 속구가 높았다. 실투다. 그렇게 2실점째. 대신 추가 실점은 없었다. 3회말 다시 만루에 몰렸으나 후속타를 제어했다. 4~5회는 삼자범퇴다.

결과적으로 74개만 던지고 5이닝을 먹었다. 삼진도 5개다. 정규시즌이었다면 6회를 넘어 7회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퀄리티스타트(QS) 혹은 그 이상 만들 수 있는 피칭이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대신 지난 선발 등판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 지난 8일 KIA와 시범경기 개막전에 나섰다. 4이닝 3실점(2자책)이다. 초반 완벽투를 뽐내다 3~4회 잇달아 실점했다. 이날은 초반 주춤했다. 잘 던졌지만, 뭔가 들쑥날쑥한 감이 있다.

김태형 감독도 박세웅을 두고 “좋을 때는 좋은데, 기복이 좀 있다.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박세웅도 알고 있다. “꾸준히 잘해야 하는데, 편차가 있다”고 돌아본다.

2024시즌 6승11패, 평균자책점 4.78에 그쳤다. 4점대 평균자책점은 2020시즌(4.70) 이후 처음이다. 이닝은 173.1이닝으로 데뷔 후 가장 많이 먹었다. 내용이 아쉬웠다.

올해는 달라야 한다. 롯데 가을야구 진출이 박세웅의 어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찰리 반즈가 여전하고, 신입 터커 데이비슨도 좋은 구위를 뽐냈다.

박세웅이 국내 1선발 역할을 확실히 해줘야 한다. 개막 후 2선발로 나설 수도 있고, 3선발로 나갈 수도 있다. 김태형 감독이 고민 중이다. 어디가 됐든 최대 과제는 ‘안정감’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