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배우 김수현과 故김새론 유족 간 대립이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하지만 김수현 측 해명이 대중을 납득시키기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논란의 핵심은 ‘미성년자 시절 관계’ ‘7억 채무 논란’ ‘열애설 입장 변화’로 좁혀진다.

김새론 유족과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측은 김새론이 만 15세였던 2015년부터 두 사람이 교제했다고 주장했다. 근거로 과거 사진과 편지도 공개했다. 반면 김수현의 소속사는 미성년자 시절 교제를 부인했다. 김새론이 성인이 된 이후인 2019년부터 교제했다는 반박이다. 논란의 사진 역시 메타데이터를 통해 2019년 촬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다. 2015년 당시 두 사람이 단순한 선후배 사이였는지, 김수현이 군 복무 중 김새론에게 보낸 편지의 의미는 무엇인지, 2019년 김새론이 성인이 되자마자 연인 관계로 발전한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인지 등이 여전히 논란이다.

김새론에게 쓴 편지를 두고 김수현 측은 “가까운 지인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입장을 전했다. “‘보고싶다’는 표현은 군 생활 중인 군인이 가까운 지인들에게 가벼운 의미로 했던 표현”이라고도 해명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김수현 측 해명을 두고 “대중이 의문을 가지는 지점은 2015년부터 얼마나 친밀한 관계였는가 하는 점”이라며 “단순히 ‘연애는 2019년부터’라고 선을 긋는 것으로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7억 채무 논란은 오히려 김새론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 김수현 측 입장이다. 내용증명도 법적 절차를 따르기 위한 조치였을 뿐, 실질적으로 김새론에게 변제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수현이 김새론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변제를 촉구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김새론이 김수현에게 문자를 보냈을 때에도 “김수현은 당사와 김새론 간의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중은 다른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김새론이 문자로 “꼭 소송까지 가야만 할까. 나 좀 살려줘”라고 호소했음에도, 김수현이 전 연인의 절박한 요청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소속사는 김수현이 김새론의 문자 내용에 대해 회사로 문의했다고 밝혔다. 김새론이 법률적 지식이 명확하지 않은 데 따른 오해로 해석해 답변을 보류했다는 입장이다. 원만한 해결을 위해 법률 전문가와 논의하려 했다고 했다.

그러나 대중은 김수현이 김새론의 호소 문자에 직접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법적 책임 여부를 떠나, 도의적 책임이 거론되는 이유다.

소속사의 입장 번복은 논란을 키웠다. 2024년 3월, 김새론이 김수현 사진을 올렸다가 삭제해 열애설이 불거졌을 당시, 김수현 측은 “열애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했다. 사진은 같은 소속사였을 때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새론의 이러한 행동의 의도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까지 선을 그었다. 그러다 뒤늦게 두 사람이 “2019년 여름부터 2020년 가을까지 교제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당시 열애설을 피하기 위해 사실을 숨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소속사의 ‘사실무근’ 입장으로 김새론만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김새론이 생활고를 겪고 있던 시기라, 일부에선 해당 사진이 김수현에게 보내는 일종의 시그널 아니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김수현 측의 즉각적인 열애설 부인이 최선의 대응이었냐는 의문이 남는다.

또 다른 연예계 관계자는 “김수현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해명만 반복할 경우, 의혹은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감정적으로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해명과 사과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세연이 김수현과 김새론의 사생활 사진을 지속적으로 공개하는 행태에 비판도 커지고 있다. 고인의 사생활이 반복적으로 공개되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논란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생활 침해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비판이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