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말은 언제나 무게를 지닌다.

방송처럼 수많은 눈과 귀가 지켜보는 공간에서는 말 한마디가 곧바로 파문이 된다. 정제되지 않은 단어는 곧바로 논란의 불씨가 되는 경우도 잦다. 최근 예능에서 불거진 김진웅, 이상민, 김동완의 발언 논란은 이러한 진리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김진웅 아나운서의 사례는 극명하다.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도경완을 두고 “누군가의 서브로는 못 산다”고 말했다. 의도치 않은 표현이었을지 몰라도, 도경완의 아내 장윤정이 “상대가 웃지 못하는 말은 농담도 장난도 아니다”라고 반박한 게 도리어 대중의 공감을 얻었다.

방송 후 이어진 거센 논란은 결국 김진웅을 사과하게 했다. 그는 “아직 경험이 부족해 신중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경솔한 발언’이라는 낙인은 남았다. 발언을 편집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한 제작진도 책임의 도마 위에 올랐다.

방송 경험 많은 이상민도 예외가 아니었다. SBS ‘돌싱포맨’에서 그는 결혼과 이혼을 가볍게 언급했다. “혼인신고할 때 이혼신고도 같이 하면 끝난다고 하더라”는 말은 스튜디오에서는 웃음을 자아냈지만, 개인사로 여러 차례 논란을 겪었던 이상민의 발언이었기 때문에 대중에게는 더 가볍게 들렸다.

김동완은 더 직설적이었다. 그는 SNS에 “예능 섭외 좀 그만 들어왔으면 좋겠다”며 제작진을 향한 불만을 드러냈다. “과거를 건드리는 건 상처만 남긴다”는 호소는 솔직했어도, 표현 방식이 거칠었다. 팬들에게는 “시청자와의 만남 자체를 거부하는 듯하다”는 반감을 불렀다.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진다. 출연자가 순간의 의욕이나 솔직함으로 던진 말은 방송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는 상당한 파급력을 갖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개인의 반성으로만 끝날 일도 아니다. 제작진도 편집 과정에서 더 섬세한 주의를 기울이며 방송이 대중에 끼치는 영향력을 인지해야 한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