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발목 통증 내색 않고 ‘올림픽 4위’
“이번 올림픽까지 버티자” 결심
몸살 감기까지 겹쳤지만 ‘투혼’ 발휘
22일 ‘갈라쇼’ 올라…2018 평창 이후 8년 만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경기 직전까지 “최고의 컨디션”이라 했다. 쇼트프로그램 ‘클린 연기’로 박수갈채도 받았다. 빙판 위에서 흔들림이 없었고, 표정은 미소로 가득했다. 그러나 미소 뒤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통증이 있었다. 대한민국 남자 피겨 ‘간판’ 차준환(25·서울시청) 얘기다.
차준환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극심한 오른쪽 발목 통증을 안고 경기에 임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 인근 연습 링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취지잰과 만나 다음 달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던 차준환은 “사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최근 한 달 동안 발에 맞지 않는 문제로 스케이트를 여러 차례 교체하며 훈련했고, 그 과정에서 발목이 눌리며 통증이 심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른발 복숭아뼈 주변에 물이 차서 그걸 빼는 과정을 반복하며 이번 올림픽을 준비했다”며 “이번 올림픽까지는 버티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이 정도 통증은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애써 웃었다.
이 사실을 대회 전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밀라노 입성 직전에 몸살 기운까지 겹쳤다. 차준환은 “밀라노에 오기 직전부터 몸살 기운이 있었다. 비행기에 타기 전 비타민 C를 먹고 푹 잤더니 조금 나아졌다”며 “프리스케이팅이 끝난 후 감기 증세가 심해져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성적은 최고였다. 그는 쇼트프로그램 92.72점, 프리스케이팅 181.20점, 총점 273.92점으로 4위를 차지했다. 2022 베이징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 남자 피겨 최고 순위(5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다. 동메달과는 불과 0.98점 차였다.

아쉬움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메달을 못 따서라기보다는 힘든 순간을 이겨낸 경기였는데 점수가 기대보다 낮게 나온 것 같아 아쉬웠다”며 “그 순간 나 자신이 원망스러울 정도였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세 번째 올림픽을 잘 마무리한 것 같아 결과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의 밀라노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22일 갈라쇼 무대에 올라 송소희의 ‘낫 어 드림(Not A Dream)’에 맞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2018 평창 이후 8년 만에 다시 서는 갈라쇼 무대다. 차준환은 “내 피겨 생활을 관통하는 단어가 ‘자유’다. 한국적인 감성을 담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2030 알프스 동계올림픽 도전에 대한 질문에는 확답을 피했다. 그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단정하진 않는다”면서도 “지금은 내게 숨 쉴 시간을 주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