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여자 3000m 계주 ‘金’
2018 평창 이후 8년 만의 정상 탈환
최민정 금4개! 전설과 어깨 나란히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마지막 두 바퀴, ‘람보르길리’ 김길리(22·성남시청)가 버텼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마침내 쇼트트랙 ‘금(金)’ 수확에 성공했다.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평창 대회 이후 8년 만의 올림픽 정상 탈환이다.
이번 금메달은 단순한 우승이 아니었다. 하나의 전략, 그리고 하나의 결단이 만들어낸 결과다.
준결승에서 이미 예고된 장면이 결승에서도 재현됐다. 체격과 힘이 좋은 심석희가 뒤에서 강하게 밀어주면, 최민정이 인코스를 파고들며 단숨에 순위를 뒤집는 장면이다. 과거의 시간 때문에 한동안 맞물리지 않았던 두 사람의 순번은 이번 올림픽에서 다시 이어졌고, 그 선택은 금빛으로 보답받았다.
대표팀은 최민정-김길리-노도희-심석희 순으로 레이스를 풀어갔다. 중반까지 치열한 자리 싸움이 이어졌지만, 승부는 막판에서 갈렸다. 심석희의 밀어주기로 탄력을 받은 최민정이 선두를 바짝 추격했다. 결국 줄곧 3위를 달리던 한국은 4바퀴를 남겨두고 최민정이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 데 이어 2바퀴를 남겨두고 김길리가 1위로 도약했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역전의 디딤돌을 놓은 최민정은 앞서 16바퀴를 남겨뒀을 때도 변수를 지혜롭게 대처했다. 네덜란드가 코너를 돌다가 미끄러졌는데 바로 앞에서 충돌할 수 있었으나 기민한 동작으로 피했다. 아찔한 순간이었는데 최민정의 노련미가 돋보였다.
밀라노의 밤, 한국은 다시 여자 계주의 왕좌를 되찾았다. 이 금메달로 최민정은 올림픽 통산 금메달 4개를 기록하며 ‘한국 쇼트트랙 전설’ 전이경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한 올림픽 통산 메달 6개(금4·은2)로 한국 선수 최다 메달 타이 기록도 세웠다.
갈등을 넘어선 신뢰, 전략을 믿은 결단, 그리고 끝까지 버틴 팀워크. 밀라노에서 완성된 ‘원팀’은 가장 빛나는 색으로 증명했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