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신화’ KCC, KBL 최초 ‘6위 팀 우승’

허재-허웅-허훈, ‘삼부자 MVP’ 진기록

‘MVP’ 허훈, 15점 맹활약…형과 32점 합작

“꿈 이뤄 기뻐, 형과 함께라 더 행복”

[스포츠서울 | 고양=이소영 기자] “어머니가 짐승 셋을 키워내느라…”

‘삼부자’ 허재(61)·허웅(33)·허훈(31)이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막냇아들’ 허훈은 “어머니 덕분”이라며 “짐승 셋을 키워내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KCC는 13일 열린 2025~2026시즌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고양 소노를 76-68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시리즈 전적 4승1패. 안방에서 치른 4차전만 내줬을 뿐, 시리즈 내내 소노를 압도하며 ‘슈퍼팀’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프로농구 최초의 정규리그 6위 팀 우승이자 2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이날 허훈은 15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형 허웅과 함께 총 32점을 합작했다.

올시즌 KCC의 ‘로드 투 챔프전’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정규리그 당시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 악재에 시달리며 정상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막판 스퍼트로 6위로 봄농구 막차에 탑승했고, 플레이오프(PO) 6강부터 치열한 승부를 이어간 끝에 결국 정상에 올랐다.

챔프전 MVP는 허훈에게 돌아갔다. 올시즌 형이 뛰고 있는 KCC로 이적한 그는 2년 전 KCC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날 생애 첫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허훈은 “형과 같은 팀이라 행복하다”며 “은퇴하기 전에 우승은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꿈을 이뤄 정말 기쁘다. KCC로 이적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느낀다”고 전했다.

허웅 역시 동생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훈이는 어렸을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며 “동생이지만 농구선수로서 항상 인정해왔다. 대견스럽고, 형제가 같은 팀에서 우승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행복하다.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좋은 역사를 함께 만들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MVP의 영광은 어머니에게 돌렸다. 이날도 재치 있는 입담을 뽐낸 허훈은 “엄마도 지금 늦지 않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뒤 “삼부자가 MVP를 받을 수 있는 건 어머니 덕분이라 생각한다. 짐승 셋을 키워내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동생의 ‘폭탄 발언’에 당황한 허웅은 “짐승이 뭐냐”며 “정정하겠다. 취한 것 같다. 아버지까지 포함해 아들 셋이라고 하겠다”고 받아쳤다.

형 허웅의 가치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필요할 때 꼭 한 방을 넣어주는 선수”라며 “KT 소속 당시에도 느꼈지만, 항상 따라가려고 하면 달아나곤 했다. 그런 선수는 어디서든 찾기 쉽지 않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그 강인함을 정말 리스펙트한다. 선수단 모두 빠짐없이 칭찬해 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