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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LG전자의 주력 플래그십 스마트폰 G5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 숱한 관심과 화제를 낳고 있다. 세계 최초의 모듈형 스마트폰이라는 특징 때문이다. 그런데 의외로 G5는 하이파이(Hi-Fi) 애호가들에게서도 집중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으로는 이례적으로 전문적인 고해상도 음악 재생기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G5에 앞서 LG전자는 G2에서 처음으로 192kHz/24bit로 믹싱된 고해상도 음원 재생기능을 제공했다. 하지만 G2에 사용된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환해 주는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의 사양이 낮아(퀄컴 통합 오디오 코덱 WCD9320) 실제 음질은 기대치를 밑돌았었다.
그런데 LG전자는 스마트폰으로 고음질을 들려주겠다는 욕심을 버리지 않았고, 그 결실을 지난해 출시한 V10에서 어느 정도 맺을 수 있었다. V10은 고급 DAC 칩셋 제조사로 유명한 ESS의 Sabre 32bit DAC(9018C2M)와 고성능 헤드폰 앰프 칩셋인 9602C를 분리해 사용했는데 그 결과 비약적으로 향상된 다이내믹 레인지와 대폭 줄어든 노이즈를 체험할 수 있게 됐다. V10 정도면 사실 수십만 원씩 하는 고음질 플레이어를 굳이 구입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음질적인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사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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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LG전자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G5에서 고음질 스마트폰의 완전체를 공개했다. 스마트폰 하단부를 분리해 덴마크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사 뱅앤올룹슨(B&O)과 협업해 완성한 DAC 모듈 ‘LG 하이파이 플러스’를 장착하는 것으로 음질을 향상시키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 모듈에 사용된 칩셋은 V10과 크게 다르지 않다. DAC는 ESS의 Sabre ES9028C2M DAC이 사용됐고, 헤드폰 앰프는 Sabre 9602C 앰프 칩셋이 사용됐다. DAC에서 미묘한 성능 향상이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뱅앤올룹슨 측이 사운드 튜닝을 하면서 V10 때보다는 좀 더 하이파이적인 성향을 띄게 됐다.
실제 청음을 위해 AKG의 플래그십 헤드폰 K812를 연결해봤다. K812는 드라이버 유닛 진동판의 크기가 53mm에 달하는 대구경 오픈형 헤드폰이다. 구동하기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일반 스마트폰으로는 그 성능을 제대로 내기 어려운 AKG의 최상위 헤드폰이다. 하지만 G5와 ‘LG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을 연결해 보니 그 성능을 제대로 들려주기 시작했다. 볼륨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하이파이적인, 왜곡이나 저음 강조 없이 깔끔하고 절제된 소리가 마음에 든다. 확실히 V10보다 좀 더 뱅앤올룹슨에 가까운 소리다. 지나치게 배경을 지우고 소리의 윤곽이 강조됐지만 고해상도 음원의 시원시원한 음질적 쾌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게다가 소니와 필립스가 함께 개발한 슈퍼 오디오 CD의 녹음 방식인 DSD 음원도 재생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는 최상급 음질이며, 포터블 DAP(Digital Audio Player)와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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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하이파이 플러스’의 장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메르디안의 ‘익스플로러’나 오디오퀘스트의 ‘드래곤플라이’처럼 소형 DAC 기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LG 하이파이 플러스’에 동봉된 커버를 씌우면 외장 USB DAC가 된다. 구매 시 기본 제공되는 USB C-B 변환 케이블을 사용해 일반 PC와 맥에 연결해 USB DAC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휴대 가능하도록 가죽 케이스도 기본 제공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18만9000원이다.
그렇다면 이 G5와 ‘LG 하이파이 플러스’ 조합에 관심있는 소비자는 누구일까? 아마도 아이리버의 아스텔앤컨이나 코원 플레뉴 같이 200만~400만원대의 고음질 DAP를 사용하거나 사용하고 싶어하는 이들일 것이다. G5와 ‘LG 하이파이 플러스’ 조합은 음질적으로 손색 없는데다 범용성과 다기능 등 다른 모든 면에서 이들을 앞선다. 이 제품은 오디오 시장에서 더 큰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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