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저축은행, \'잘했어~\'
OK 저축은행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2016.3.24. 안산 | 이주상 선임기자.rainbow@sportsseoul.com

[안산=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오늘 이곳에서 기적이 이뤄진다.’

안산 상록수체육관을 메운 노란색 관중들의 물결은 OK저축은행의 우승을 의심하지 않았다. ‘기적을 이루자’는 외침에 OK저축은행 선수들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으로 화답했다. 김세진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행은 24일 홈구장인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V리그 챔피언결정전 현대캐피탈과 4차전에서 3-1(25-20 25-15 19-25 25-23)로 승리했다. 5전 3선승제의 챔프전 전적 3승1패로 우승을 차지하며 지난 시즌에 이어 2연패를 차지했다. 또 창단 세 시즌만에 두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신흥 명문’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지난 3차전에서 역전패한 것이 OK저축은행의 집중력을 살려내는 약이 됐다. 상대의 서브공략에 흔들리며 다양한 공격을 해보지 못했던 OK저축은행은 이날 안정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격루트를 활용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서브 리셉션이 잘 됐을 경우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다소 불안정하게 흔들렸을 때도 시몬을 고집하지 않고 공 배분을 분산시켰다. 센터 속공과 시간차 공격으로 현대캐피탈의 블로킹 벽을 물결치게 만든 뒤 허술해진 틈을 노려 시몬이 한 방을 터뜨리는 방식이 효과를 봤다. 시몬을 막기 위해 3명의 블로커들이 따라나가면 송명근의 중앙 후위 공격, 송희채의 측면 오픈 공격이 성공률 높게 터져나왔다. 세터 곽명우의 토스가 요리조리 길을 만들어낸 덕에 시몬(32점)이 69%, 송명근(17점)이 53%, 송희채(11점)가 90%가 넘는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팀 전체의 성공률이 66%를 상회했다. 상대의 2배가 넘는 42개의 범실을 내고도 승리를 거머쥔 원동력이었다.

3차전에서 저력을 보였던 현대캐피탈이 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한 측면도 컸다. 서브 리셉션이 심하게 흔들렸고,그 탓에 세터 노재욱의 세트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공격범실이 터져나왔다. 제대로 만들어진 세트플레이에서도 문성민과 박주형의 오픈 공격 성공률은 좋지 않았다. 무릎이 좋지 않은 신영석이 상대 속공저지를 위해 1세트 중반부터 코트에 나섰지만 오히려 OK저축은행의 공략 포인트가 됐다. 3세트, 진짜 마지막 벼랑에 몰린 현대캐피탈은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듯이 강하게 반격에 나서 한 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상승세를 탄 OK저축은행이 주도한 경기의 흐름을 쉽게 빼앗아오지 못하고 4세트를 내줬다.

2시즌 연속 챔피언.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의 챔피언 등극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2연패로 증명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뒤 챔프전에서 삼성화재를 물리치고 새로운 챔피언으로 올라섰다. 프로배구 V리그에 참가한 두번째 시즌의 일이었다. 세번째 시즌이었던 올 시즌도 정규리그 2위에 오른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의 자리까지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정규리그에서 역대 최다인 18연승을 쾌속질주한 현대캐피탈도 챔프전에서 멈춰세우더니 결국 챔피언의 자리를 지켜냈다. OK저축은행은 그동안 V리그 역대 챔피언 자리를 거의 나눠가졌던 프로배구의 양대 산맥,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을 두 시즌 연속 챔프전에서 연달아 꺾으며 프로배구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챔프전 맹활약으로 팀의 2연패를 이끈 괴물 용병 시몬은 17표(총 29표)를 얻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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