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왕진오기자] 조각가 최성철의 작업이 변했다. 그동안 스테인리스 스틸이라는 재료의 물성을 감추기 위해 작품 표면에 채색을 한 후 하단에 스테인리스 스틸이 주는 거울 효과를 내는 작업과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작업을 하던 그였다.


▲최성철, ‘그는 나에게 결코 사랑을 이야기 하지 않았다’. 42×37×176cm, 폴리우레아, 2016.


전통 조각의 이단자로 비쳤던 최 작가는 사실 이탈리아 카라라에서 수학한 후 소재와 재료, 색채 표현 등을 토해 신화적, 상징적 문맥의 소통을 시도했다.


작가 최성철은 작업 초기에 음양오행설에 기초한 한국의 전통적인 오방색(적, 청, 황, 흑, 백)을 기본으로 원색적인 색들을 작품에 표현 하여 사용했다.


이 다섯 가지 색감에 기초한 원색들의 조합은 몬드리안이나 칸딘스키의 작품처럼 선과 면으로 조합된 기호들의 집합체와 동일하다.


▲최성철, ‘Puppy'.


최 작가는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 아직까지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가난 하지만 삶이 순간순간 고단 하지만 그래도 꿈이 있기에 살며시 웃을 수 있다"며 작업 과정을 술회했다.


조각이란 시각에 호소하고 몸으로 느끼게 되지만 대부분의 조각은 크기, 중량, 촉각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최성철의 조각은 재료의 성질, 조각적 구조가 중요시되기보다는 화려한 색채가 우선적으로 다가온다.


▲최성철, ‘그는 아침마다 수평선을 바라본다’. 65×53×182cm, 폴리우레아, 2016.


그가 만들어낸 물질적인 표면에 색을 입히고 얹혀놓았다. 색상은 촉각적 성질과 바탕면의 질감, 공간사이의 관계보다는 우선하여 우리의 시선에 다가와 자리를 잡고 있다.


최 작가가 근래 각박한 현대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생명의 경시에 대한 안타까운 생각을 많이 하면서 본인도 그러한 삶의 어둡고 무서운 이면을 변경할 수 없는 대신 자신의 작품을 통해 해소 하려 한다.


▲최성철, ‘제주도에 바람이 분다2’., 24×30×57cm, 폴리우레아, 2016.


이는 '알', '구' 형태에 더욱 강렬하고 화려한 색상을 가미시켜 등한시 되는 생명이 아닌 소중하고 강인한 생명력으로 세상에 태어나게 한다.


작가의 작품의 형태와 색은 특정 이미지에 구애 받지 않는다. 자연과 사람, 우리의 삶 속의 요소들은 자신만의 시각으로 관찰하고 자유롭게 재해석해 자유롭고 유쾌한 형태를 펼친다.


▲최성철, ‘기차는 8시에 떠나고’. 71×38×130cm, 폴리우레아, 2016.


조각가 최성철(54)은 이탈리아 까라라 국립미술원(Accademia di Belle Arti di Carrara)조각과 졸업과 인하대학교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2004년 신세계갤러리,2007년 미술공간현, 2008년 롯데갤러리, 2009년 금호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서울오픈아트페어, 아트밸리작가들, 대구아트페어, 화랑미술제 등의 기획 그룹전을 통해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조각가 최성철.(사진=왕진오기자)

그의 작품들은 이탈리아 미누치아노 시립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렉스필드 컨트리클럽, 송은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 크라운해태그룹 등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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