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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투수들이 아무리 잘 막아도 타자들이 점수를 뽑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결국 화룡점정은 타자들이 해내야한다. 그래서 프로야구 10개 팀은 득점력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겨우내 부단히 애를 썼다. KBO리그를 주름잡던 강타자 에릭 테임즈는 떠났지만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롯데)가 복귀해 볼거리는 더 풍성해졌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예년에 비해 타자들의 입지가 좁아진 가운데 수년째 지속된 ‘타고투저’ 흐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도 지켜볼 일이다.
◇ 짜임새있는 두산 타선잘 되는 집안은 다르다. 올시즌 역시 타순의 큰 변화가 없다. ‘박건우~오재원~민병헌~김재환~양의지~에반스~오재일~허경민~김재호’의 베스트 라인업은 그대로 유지된다. 좌타자 오재원, 김재환, 오재일 등이 중간, 중간에 들어가며 좌우 균형도 잘 맞는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백업 정도가 조금 고민된다”고 말할 정도다. 박건우, 오재원, 민병헌, 양의지, 허경민, 김재호 등 무려 5명의 야수가 대표팀에 차출됐지만 한국의 조기 탈락으로 시범경기를 함께 소화했다. 코칭스태프도 이들의 컨디션 관리까지 해주며 시즌 준비에 들어갈 수 있었다. 풀타임 2년차인 김재환의 활약 여부, 대표팀에서도 전 경기를 뛰지 못했던 양의지의 몸상태 등이 변수지만, 이변이 없는 한 두산의 짜임새있는 타선은 올해도 막강한 힘을 과시할 전망이다.
◇ NC 테임즈 공백은 없다초특급 외국인타자 에릭 테임즈가 떠났지만 여전히 NC에는 막강한 타자들이 많다. 김경문 감독은 재비어 스크럭스가 테임즈의 공백을 메울 것이라 자신하며 스크럭스를 일찌감치 4번 타자로 낙점했다. 스크럭스가 30홈런 이상은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다소 고전했던 나성범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탈락을 동기부여로 삼아 다시 20-20 시즌을 바라본다. 스프링캠프부터 뛰는 야구를 강조하면서 스피드와 파워가 조화를 이루는 타선을 구축할 전망이다. 지난 시즌 장타력을 선보인 김성욱과 막바지 군복무를 마치고 합류한 권희동은 야수진 리빌딩의 핵심역할을 할 수 있다.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된 이호준, 이종욱, 김종호, 조영훈은 젊은 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 지원군으로 나선다. NC는 지난해 팀 득점 2위(857개), 팀 OPS 2위(0.825)를 기록했다. 중심 선수들의 부상 같은 변수만 없다면 올해도 NC 타선은 뜨겁다.
◇ 넥센 올해도 젊은피 폭발올해도 넥센은 라이징스타를 준비시키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김하성, 고종욱, 박정음이 빠르게 중심으로 올라선 데 이어 임병욱, 이정후가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임병욱은 일찍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2의 적토마’ 이병규가 될 것이란 평가를 받았고 고졸 신인 이정후는 시범경기 타율 0.455로 신인왕을 정조준하고 있다. 정확도와 스피드를 겸비한 주장 서건창과 윤석민, 김민성, 김태완, 채태인 등 파워히터들이 조화를 이룰 전망이다. 여기에 이택근과 대니돈의 상황에 맞는 타격까지 하모니를 형성하면 꽉 찬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지난해에도 넥센은 박병호와 유한준의 공백을 스피드로 메웠다. 팀 도루 154개로 떨어진 장타력을 보충하며 팀 득점 813개로 이 부문 5위에 자리했다. 불안요소도 있다. 장정석 감독을 비롯해 주루코치와 타격코치 모두 1군무대서 지도 경험이 없다. 전력상 큰 변화는 없지만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코칭스태프에서 빠르게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는다.
◇ 주전과 백업의 경계를 허문 LGLG 타선의 최대 장점은 주전과 백업의 경계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수년째 리빌딩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한 젊은 피들이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주전급’으로 성장했다. 확정적으로 자신의 포지션을 확보한 야수는 3루수 루이스 히메네스와 유격수 오지환 정도다. 다른 포지션에서는 2명 이상의 선수를 돌려가며 쓸 수 있을 정도로 선수층이 두껍다. 강력한 파워는 없지만 부상 등 변수에 그 어느 팀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김용의, 채은성, 이천웅, 이형종, 문선재, 서상우, 양석환, 최재원 등 젊은피들이 신바람 야구를 주도하고 베테랑 박용택과 정성훈이 타선의 무게중심을 잡으며 모자란 경험치를 채워넣는다. 홈인 잠실구장에 최적화된 타순이다. 30홈런을 보장할 수 있는 거포는 없지만 중장거리포가 즐비하고 뛸 수 있는 타자들도 많다. 대수비, 대주자 요원도 넉넉해 다양한 작전으로 상대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더 높은 곳을 향해 함께 가자는 목표의식도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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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전력 플러스요인이 많다. 3연속시즌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최형우를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했고 지난해 시즌 막판 군복무를 마친 김선빈 안치홍도 스프링캠프를 완주했다. 리드오프로 활용할 수 있는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를 영입해 기동력도 키웠다. 알에서 깬 김주형 서동욱도 김주찬 이범호 나지완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형우가 4번타순에 고정돼 투수 입장에서는 ‘4번 뒤에 또 4번’이 줄줄이 들어서는 위압감을 느낀다. 백업들의 성장도 만만치 않다. 리드오프를 꿈꾸고 있는 외야수 노수광과 겁없는 신인 최원준, 신범수 등도 형들의 뒤를 받친다. 공격력을 배가할 때는 나지완이 2번타순에, 수비와 기동력을 살리려면 김선빈을 2번 타순에 활용하는 등 베스트9으로도 변화무쌍한 타선 조합이 가능하다. 안정적으로 시즌을 운영할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에 주축 모두가 건강만 하다면 리그 최강 타선을 구축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 거포군단 SK 올해도?SK는 지난 시즌 거포군단의 위용을 과시했다. 한방 야구로 득점을 기록했다. 40홈런 고지에 오른 최정이 홈런왕을 차지했고, 정의윤도 27개의 홈런포를 터뜨렸다. 최승준(19개), 박정권(18개), 이재원(15개), 김강민(10개) 등도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렸다. 거포 유망주 김동엽(6개)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승준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대타로도 활용 가능하다. 헥터 고메즈(21개) 대신 SK 유니폼을 입은 대니 워스의 한국 무대 적응 여부는 변수다. 워스는 어깨부상으로 개막전 출전도 불투명하다. 1번타자 역할을 해줘야할 이명기의 부활도 SK의 희망이다. 이명기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김강민에게 1번타자 중책을 맡길 수도 있다. 지난 시즌 타율 3할대에 진입한 김성현과 재기를 노리는 나주환, 신예 박승욱 등이 치열하게 주전경쟁을 펼치고 있다.
◇ 한화, 베스트 9 조합 ‘바라기’한화는 ‘베스트9’이 정상적으로 가동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막강한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정근우와 이용규가 테이블세터를 꾸리고 송광민 김태균, 윌린 로사리오가 버티는 클린업트리오는 리그 최강으로 손색없다. 뒤를 받치는 최진행과 하주석, 김경언에 베테랑 포수 조인성 또는 차일목이 선발 라인업에 모두 이름을 올리면 어떤 투수도 쉽게 상대하기 어렵다. 현실은 주축 야수들의 줄부상 탓에 지난해까지 백업 이미지가 강한 선수들로 시즌 상당부분을 치러야 한다. 강경학과 김주현, 김원석 등이 베테랑들의 빈자리를 채워야 해 베테랑축에 속하는 장민석과 이성열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동력이 리그 평균을 밑돌기 때문에 런 앤드 히트 같은 다양한 작전으로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작전 수행 능력 향상에 모든 선수들이 열을 올려야 다른 팀과 싸울 힘이 생긴다. 정근우 이용규 하주석 등 부상자들이 돌아왔을 때 다른 선수가 부상하지 않는다면 경쟁력 있는 타선을 완성할 수 있다. 1, 2군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
◇ 이대호 중심잡는 롯데롯데는 이대호를 다시 데려왔다.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확실한 4번타자다. 손아섭과 최준석이 이대호의 앞뒤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손아섭, 이대호, 최준석 모두 기교와 힘을 갖춘 타자들이다. 클린업트리오는 리그 톱클래스 수준이다. 중심타선을 받치는 강민호의 파괴력도 무시할 수 없다. 중견수 전준우는 지난 시즌 후반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1번타자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잠재력을 터뜨린 김문호와 새 외국인 타자 에릭 번즈 등으로 테이블세터진을 꾸릴 수 있다. 황재균이 떠난 3루 자리가 아쉽지만 오승택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전준우와 함께 복귀했던 신본기가 타격에 눈을 떠 하위타선에서 힘을 보탤 전망이다. 문규현과 정훈도 상황에 따라 주전과 백업역할을 고르게 할 수 있다. 좌타자 김대우, 우타자 김상호 등은 기회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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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삼성 타선에서 최대의 관심사는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이 어디까지 달려갈 것인가다. 지금까지 쌓아온 기록만으로도 ‘전설’이 되기에 충분하지만 최형우가 빠져나간 공백을 메우는 중책을 맡아 다시 중심타선에 복귀한다. 시원한 장타를 터뜨려줄 거포가 없는 팀 사정상 이승엽이 새 외국인타자 다린 러프와 함께 홈런포를 책임져야 한다. 타선의 폭발력은 눈에 띄게 약해졌지만 몸집이 가벼워진 만큼 기동력 야구로 돌파구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3년 연속 도루왕 타이틀을 주고받은 박해민과 김상수가 리드오프로 나서고 구자욱이 러프, 이승엽과 함께 클린업트리오로 ‘이삭줍기’에 나선다. 상위타선에 비해 하위타선의 힘이 뚝 떨어지는 게 문제다. 그러나 프리에이전트(FA) 이원석과 FA 보상선수 강한울의 가세로 내야에도 풍부한 백업요원을 확보했다. 주전과 백업전력의 격차가 크지 않고 시즌 중반에는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도 돌아온다.
◇ 자신감으로 무장한 kt의 상전벽해 타선kt는 시범경기 팀타율 0.293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타점(63점)과 득점(69점)도 1위에 올랐다. 지난해 팀 타율(0.276) 꼴찌의 화려한 변신이다. 이대형, 유한준, 이진영, 박경수, 박기혁 등 베테랑들은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며 자신감을 키운 하준호, 심우준, 김사연, 정현, 김동욱 등 젊은피와 조화를 이루기 시작했다. 특히 하준호와 심우준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하준호는 이대형과 함께 테이블세터진을 꾸리게 되고 심우준은 앤디 마르테가 떠난 3루 공백을 메울 후보로 떠올랐다. 새 외국인타자 조니 모넬이 아직 폭발력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즌을 치르면서 더 촘촘한 타선을 구성할 수도 있다. 김동욱과 남태혁 등 모자라는 장타력을 보완해줄 대안도 있고 신인 홍현빈은 대수비, 대수자 요원으로 쏠쏠하게 활용할 수 있다. 주력 선수들과 백업선수들 간의 기량차가 여전히 크다는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특히 베테랑 타자들이 부상 도미노에 휘말릴 경우 치명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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