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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단 세 시즌만에 124홈런을 때려낸 NC 에릭 테임즈가 메이저리그 밀워키로 떠났다. 2연속시즌 50홈런을 돌파한 박병호(미네소타)에 이어 KBO리그 홈런왕이 꿈의 무대로 진출했다. 무주공산이 된 홈런왕 구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확대된 스트라이크존, 홈런 감소?올해 KBO리그는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된다. 심판위원들은 이미 시범경기에서 ‘규정대로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하겠다’고 공언한 뒤 실제로 좌우로 볼 한 개 가량 넓게 적용했다. 위-아래 스트라이크존은 심판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넓어졌다”는 게 현장의 공통 시각이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는 타고투저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 모았다. 하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드러난 단순 지표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치른 58차례 시범경기에서 홈런 74개가 터져나왔다. 경기당 평균 1.3개꼴로 지난해 81경기에서 140개(경기당 평균 1.7개)와 비교해도 대폭 감소했다고 보기 어렵다. 쌀쌀한 날씨 탓에 투수들의 구위가 정상범위에 들어오지 않은 영향도 있지만, 타자들은 이미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은 언제든 담장 밖으로 넘길 수 있는 기술과 힘을 갖췄다. 전체 홈런 수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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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가세, 압도적 홈런왕 탄생?
테임즈와 함께 지난해 홈런왕(40개)에 오른 SK 최정은 시범경기에서도 8경기에 출전해 2개의 아치를 그려냈다. 부상없이 시즌을 치른다면 홈런왕 2연패가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토종 홈런왕 구도에 뛰어들 강력한 후보는 롯데 이대호와 KIA 최형우다. 둘 다 중장거리형 타자에 가까운 유형이지만,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넘길 힘과 기술을 갖고 있다. KIA 김기태 감독은 “이대호나 최형우는 기술적으로 완성형이다. 홈런은 치고 싶다고 때려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타구를 날릴 수 있는 기술이 있기 때문에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대호는 친정 롯데로 돌아왔고, 최형우는 새 유니폼을 입었다는 점에서 ‘잘해야 한다’는 의지가 있다. 지난해 37홈런으로 3위에 오른 두산 김재환도 전형적인 홈런 타자다. 이대호와 최형우가 타구에 회전을 걸어 비거리를 늘리는 유형이라면, 김재환은 임팩트 순간 타구를 띄우는 능력이 탁월하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다는 단점이 있지만 64경기는 다른 곳에서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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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외인열전? 신·구 대결 후끈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도 홈런왕 후보로 꼽힌다. 올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임팩트 순간 손목을 활용하는 법을 익히는데 주력하고 있는 로사리오는 지난해보다 타구속도가 향상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O리그 데뷔시즌에 33홈런을 때려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3시즌 동안 56홈런을 쏘아 올린 NC 재비어 스크럭스도 홈런왕 후보로 손색없다. ‘파워핸들’로 불리는 오른팔의 움직임이 이상적인 궤도를 보이기 때문에 자신의 리듬감만 잃지 않는다면 30개 이상 무난히 때려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빅리그에서도 ‘힘’으로는 뒤지지 않던 삼성 다린 러프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팀 동료들은 “중심에 맞으면 150m씩 날아간다”며 압도적인 힘에 찬사를 보냈다. 다만 ‘신입’ 외국인 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이나 투수들의 변화구에 적응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어 테임즈만큼 압도적인 홈런을 때려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