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안치홍
2017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 기아 안치홍. 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안치홍(27)이 짧은 타격 슬럼프를 극복하자 수비 안정성을 찾았다. 그는 “맞아야 산다”는 비결을 공개했다.

허슬플레이로 유니폼이 더러워져야 만족감을 갖거나 첫 타석에 안타를 때려내 경기가 풀리는 등 선수마다 징크스가 있다. 안치홍의 수비집중력은 ‘만족할만 한 타구가 나와야’ 살아난다.

안치홍은 지난 2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삼성과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좌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군입대 전인 2014년 9월 6일 마산 NC전 이후 963일 만에 맛 본 손맛이다. 안치홍은 “빗맞더라도 안타가 하나씩 나와야 수비에서 힘을 내는 체질인데 타격이 마음먹은대로 안돼 수비에서도 힘이 없었다”고 말했다.

옆구리 통증으로 뒤늦게 합류한 안치홍은 이날까지 17경기에서 19안타 10타점 타율 0.328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눈에 띄는 슬럼프가 없어 보였지만 그는 “타이밍이나 타구질 모두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흐름을 끊는 경우도 많아 수비에서도 말도안되는 실책이 많았다”고 말했다. 지난 21일부터 잠실에서 맞붙은 LG와 3연전에서는 안치홍 답지 않게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세 경기에서 9타수 3안타로 타율 0.333를 기록했지만 만족할만 한 수준이 아니었다는 게 안치홍의 생각이다. 그는 “실책을 할 수도 있지만 어이없는 송구로 경기 흐름을 내준 건 정말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SS포토] 김기태 감독 \'홈런 좋았어\'
2017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 KIA 안치홍이 8회 좌중월 홈런을 날린 후 김기태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지난 25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타석에서 이것 저것 시도하고 있는데 빗맞더라도 안타가 하나 나와야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풀죽은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임팩트 순간 몸이 뒤집어지는 현상이 있어 잘맞은 타구가 펜스 앞에서 떨어지거나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첫 세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내지 못한 안치홍은 7회말 3루수 옆을 스치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만족을 모르던 안치홍은 26일 경기를 앞두고 김주찬과 함께 특별타격훈련을 자처했다. 그러더니 4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뿜어낸 뒤 8회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불붙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타격감이 살아나자 수비에서 경쾌한 발놀림이 살아났다. 소위 ‘말렸다’던 송구도 빨랫줄로 변하기 시작했다.

김기태 감독은 “공식 훈련을 하기 전에 김주찬과 함께 30분 이상 타격훈련을 하더라. 체력이 떨어질까 ‘그만쳐’라고 말했다”며 웃었다. 그는 “팀 타선이 다른 팀에 비해 좋은 상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선수들의 표정에서 알 수 있다”며 “(안)치홍이나 (김)선빈이는 2스트라이크 이후 높은 공을 때려 파울이 되면 벤치 눈치를 보는 모습이 보이더라. 그래서 ‘2스트라이크에서 그 정도 높이에 배트를 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기술이니 신경쓰지 말고 더 자신있게 돌려라’고 말해줬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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