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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 고졸 2년차 내야수 김태연(20)이 KBO리그 역사에 남을 데뷔전을 치렀다.
김태연은 지난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넥센과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2회말 2사 1루에서 좌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놀라운 점은 이 타석이 데뷔타석이었고 초구를 받아쳐 홈런을 때려낸 점이다. KBO리그 35년 역사에 신인이 데뷔전 첫 타석 초구를 홈런으로 연결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일까지 육성선수 신분이던 김태연은 정식 선수로 신분이 바뀐 날 1군 무대에 올라 첫 스윙으로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항상 새로운 스타에 목마른 야구팬에게 청량감을 심어주는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셈이다.
올해는 특히 젊은 피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신인왕을 바라보는 넥센 외야수 이정후와 고졸 3년차 투수 넥센 최원태, 고졸 2년차 내야수 KIA 최원준, 고졸 신인 롯데 강동호, 삼성 김성윤 등 어린 선수뿐만 아니라 SK 조용호 등 이른바 중고신인들도 그라운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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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가장 큰 이유는 144경기 체제로 전환되면서 주축 선수들의 체력관리가 시즌을 치르는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수도권 구단 감독은 “9개구단 체제 때에는 사흘씩 휴식을 취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체력관리가 용이했다. 하지만 시즌 일정이 늘어난데다 올해는 우천 취소경기도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들어 주축들의 체력을 아껴줄 방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연스럽게 자체 육성을 통한 선수 선순환이 화두로 떠올랐다.
프리에이전트(FA) 몸값이 치솟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장기레이스는 선수 구성의 싸움이라는 점을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게 가급적 빨리 1군에 뛸 수 있는 기회를 줘 성장 속도를 높이는 ‘실전을 통한 육성’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비록 고졸 신인이라고 하더라도 2군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리면 1군에서 직접 기량을 점검해 육성 계획을 수립하는 게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점을 구단이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내부 경쟁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웬만해선 자리를 빼앗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베테랑들에게 각성효과를 줄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은 그 나름대로 ‘1군에서 뛸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뛸 수밖에 없다. 젊은 피의 등장과 활약은 여러 의미에서 리그를 풍성하게 만든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