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인터뷰2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믿고보는배우’ 송강호가 올 여름, 가슴아프고 뜨거운 영화 한편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 ‘군함도’에 이어 기대작으로 꼽히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가 지난 2일 개봉했다. ‘택시운전사’는 서울의 평범한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택시비 10만원을 벌기 위해 광주에서 무슨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고 독일 출신 외신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광주에 태우고 갔다가 벌어지는 실화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

첫날 69만 7858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미 다수의 영화를 통해 ‘1000만 흥행’이라는 기적을 많이 경험해본 그였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달랐다. ‘변호인’에 이은 또 한번의 시대극이고, 배우로서 어떠한 책임감도 있었던 것. 하지만, 송강호는 여전했다.

그는 “감사한 일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닐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로서 책임감을 갖고 연기하려고 한다”며 “말하고자 하는 모습들이 틀리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언제나 대중들과 함께 웃고, 우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배우 송강호를 만났다. ①에 이어

- ‘마음의 빚’이라는 송강호의 말이 굉장히 화제가 됐다.

후회가 막심하다.(웃음) 너무 거창하게 말했나… 약간 소박한 심정에서 얘기를 한 거였다. 당시 나도 어린 나이였다. 그 시대를 관통했고, 잘못된 보도와 통제로 인해 어느순간 정말 까막눈이 된 거니까. 극중 ‘만섭’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도리라고 해야할까. 정치가 세상을 바꾸고, 사회를 눈뜨게 하는게 아니라, 이름모를 관심과 안타까운 희생이 바꾸는 거잖나. 이 시대를 살고있는 시점에서 누구든 ‘마음의 빚’이 들거라 생각했다. 영화가 크게, 발톱의 때도 안되겠지만, 당시의 상황을 기억하고 있고, 조금이라도 갚고싶다는 말이었다. 잠재적으로 그 단어가 나온것은 내 의식속에 있었기 때문인것 같다.

이 사실을 모르던 사람도, 왜곡된 시선을 갖고 있던 분들도 영화를 본 뒤 “저게 사실이지”라는 인식의 변화가 생긴다면, 성과이지 않을까?

- 영화 ‘밀정’에 이어 ‘택시운전사’를 촬영했다. 이 영화는 1년 뒤에 공개됐는데, 다시 당시의 감정으로 ‘훅’ 돌아가는게 배우로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워낙 강렬한 인상이 있었던 영화라… 꼭 힘들지는 않았다. 작년 여름은 너무 지독하게 더웠고, 눈앞에 선하다.

- 극중 또 한명의 젊은 배우 류준열이 나온다.

(류)준열이와 함께 하기 전에 tvN드라마 ‘응답하라1988’을 봤다. 그 속에서 애가 굉장히 돋보이더라. 시크하면서도 냉소적이라고 해야할까. “특이하다”라고 생각했다. 인상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는데(웃음), 너무 매력적으로 보이더라. 처음에는 “까칠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전혀. 딱 극중 그 인물 그대로였다. 밝고 긍정적이고, 남을 배려하고, 열심히 웃는 모습이 좋았다.

절대로 위축되지 않고, 뻔뻔하게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개성있는 외모도 좋았고, 참 알수가 없는 매력덩어리었다.

- ‘택시운전사’의 마지막 장면에는 실존 인물의 영상이 나온다.

사실은 영화를 촬영하기 전 이 영상을 먼저 봤다.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씨다. 돌아가실 줄 몰랐는데… 영상을 본 것만으로도 감동적인데, 이후에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나니 굉장히 슬프더라.

송강호-송준표 부자
영화배우 송강호와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송준표 부자가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6.20.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지난 6월에 공개된 송강호-송준평 부자 인터뷰는 굉장히 화제였다.

하루종일 포털사이트 메인에 걸려있었다. 전화도 많이 받고, 많은 분들이 격려도 해주셨는데 너무 낯간지럽더라.(웃음) 우리 부자? 축구 보다는 영화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물론, 축구 얘기도 하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가 조금 부족하기는 하다. 아들은 숙소에 있고, 저도 지방 촬영을 많이 하다보니 자주 만날 수 없는 아쉬움도 있다.

- 만약에 아들 송준평씨에게 이 영화를 보여준다면, 무슨 말을 하겠나.

꼭 대화를 나눠야 할까? 하지만, 꼭 말을 해야한다면 “아픈 역사지만, 대한민국에 이러한 일이 있었단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whice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