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9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있다. 2017.08.31.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선수는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고 했지만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김영권(광저우 헝다)이 말을 잘못해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김영권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과 경기를 마친 후 “관중들의 함성이 크다보니 선수들끼리 소통하기 매우 힘들었다.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 않았다. 선수들끼리 소통하지 못해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전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눈빛으로도 알 수 있게 준비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수비 안정을 강조하며 이란전을 준비한 가운데 김영권은 경기 하루 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나서 “수비 선수들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비수들의 매끄럽지 못한 플레이를 자책하는 발언으로 풀이할 수 있지만 표현이 신중하지 못해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경기장을 붉은 물결로 메우고 목청껏 대표팀을 응원한 6만 3124명의 관중들에 대한 모독이 될 수 있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경기 다음날인 1일 김영권은 국가대표팀 관계자를 통해 “그런 의도로 이야기한 것이 아니었다. 머릿속이 복잡해 말을 잘못했다. 매우 후회스럽고 죄송하다. 응원해주신 팬들께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경기장 안에서 수비수들간의 소통을 제대로 못한 것을 자책하다 말 실수를 했다. 선수 본인이 뒤늦게 말 실수를 깨닫고 매우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대표팀이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출국하는 가운데 김영권은 출국 전 취재진 앞에 나서 다시 한 번 사과와 해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사과에도 불구하고 말 실수를 저지른 김영권에 대한 성토와 비난이 쉽게 가라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명이 뛴 이란을 상대로 졸전 끝에 유효슛 한 번 기록해보지 못하고 0-0 무승부에 그친 대표팀 경기력에 대한 비난 여론이 김영권의 발언으로 분노가 돼 표출되는 분위기다. 1일 새벽부터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을 정도로 관심을 모으며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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