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딧 김성준 대표
P2P 개인신용대출투자회사 ‘렌딧’의 김성준 대표가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P2P 금융이 금융 업계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IT 기술이 발달하면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사회에 자리를 잡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금융활동이 우리 앞에 다가왔다.

소셜네트워크 기반 금융서비스는 의외로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었다. 우리 어머니들이 하던 ‘계’가 바로 전통적인 서민금융의 하나다. 주변 사람들끼리 모여 자금을 모으고 이를 빌려 사용하고 갚았다. 물론 문제점은 있었지만 계는 우리 사회 전통의 상부상조 양식이었다.

이러한 상부상조 방식에 IT 기술이 결합돼 P2P 금융이 탄생했다. 미국에서 ‘렌딩클럽’이 시작한 P2P 금융이 국내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015년 P2P 금융이 생소했던 한국 시장에 P2P 금융의 초기 씨앗을 뿌린 이가 ‘렌딧(LendIt)’을 설립한 김성준(32) 대표다. 렌딧은 국내 P2P금융기업 중 개인신용대출 부문 1위로 3일 기준 누적 대출 650억원, 누적분산투자 건수 277만건을 달성했다.

이러한 렌딧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옐로우독, 알토스벤처스, 콜라보레이티브 펀드 등 국내외 벤처캐피탈 3곳이 총 1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렌딧은 빌려주다(lend)와 정보통신기술(IT)를 합성해 만들어진 이름. ‘기술로 금융의 비효율을 해결한다’는 비전을 가진 김성준 대표를 만났다.

-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패션커머스 사업을 하다 어떻게 금융사를 차렸는지?

디자인이 미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적인 것은 매우 일부다. 내가 한 디자인 영역은 사람들의 필요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사람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내가 배운 디자인이다.

렌딧은 미국에서 e커머스 사업을 하다가 잘 안돼 국내에 들어와 겪은 경험을 통해 만들어졌다. 2014년 말에 3000만원 국내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했는데 은행에서 거절됐다. 미국에서 사업을 했고 국내에서는 별다른 금융 거래가 없었기 때문에 이해가 됐다. 하지만 그다음에 간 저축은행에서 1500만원을 연금리 22%로 받을 수 있었다.

나만 그런가 하고 알아봤다. 내가 신용등급 6등급이었고 나와 유사한 문제점을 겪는 사람들이 대출자 가운데 40%였다. 국내 260조원의 개인신용 대출금액에서 160조원이 이렇게 대출된 것이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작업을 했다. 대출 시장에서 중금리 시장을 만들어 금리를 낮춰도 가계부채 질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리포트가 있다. 여기에 대한 해결책을 만드는 작업이 바로 ‘렌딧’이다.

- P2P 금융에 대해 아직 생소한 국민이 있다.

대출자와 투자자를 온라인에서 연결하는 것이다. 지점 비용을 줄고 인건비를 감축해서 대출자와 투자자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만든 것이다. 자체 심사 모델로 금리가 산출되고 투자자들이 십시일반 투자하는 방식이다.

계모임이 있는데 문제점은 오프라인이어서 누가 도망갈 수 있다. 직접 대출자에 대한 심사 평가를 해야한다. 오프라인 계의 심리적 불안성을 보완하는 플랫폼이다. 중요한 것은 대출자는 은행보다는 살짝 높은 금리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고 투자자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렌딧 김성준 대표
P2P 개인신용대출투자회사 ‘렌딧’의 김성준 대표가 P2P 금융의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신뢰도가 가장 큰 문제일 듯하다.

2015년 사업이 시작돼 270만건 분산 투자, 2년 6개월여 실적 데이터가 있다. 초반에는 한 달에 겨우 3억원 정도의 대출이 이뤄졌다. 하지만 지금은 월 60~70억원이 대출이 되고 있다. 처음에는 지인들의 투자를 유치했다. 3개월 정도 지나 좋은 반응을 얻었고 시장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2개 회사가 나스닥에 상장을 한 모델이었다. 그래서 국내에서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신용도는 정부 차원에서 신용 정보를 중앙 집권적으로 잘 만들어 놓은 시스템이다. 한국은 중복 대출을 막고 카드 돌려막기를 제한하기 위한 신용정보 수집체계 잘 갖춰진 국가다. 이런 시스템을 가진 나라는 미국, 영국, 호주, 독일, 우리나라 정도다. 일본도 실시간 정보 교류가 안 된다.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겪으면서 탄탄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대출자의 개인정보 이용 동의하에 신용정보를 250가지 이상 가져온다. 가져온 정보를 가지고 자체 평가모델을 만든다. 그만큼 신뢰도를 갖고 있다.

- 기존 대부업체와의 차이는 무엇인가?

기존 대부업체나 금융권과 차이는 신용정보에 대한 분석이다. 기존 금융권은 대출자의 현재의 신용정보를 본다. 우리는 이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과거 1년치 데이터를 본다. 트렌드 정보를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모두 현재 신용등급이 4등급이라면 은행에서는 같은 대출 금액이 결정된다. 하지만 렌딧에서는 두 사람에 대한 트렌드를 분석한다. A는 신용등급이 2~4등급에서 4등급이 됐고 B는 5등급에서 4등급이 됐다면 B에 대해 더 좋은 조건의 대출이 이뤄진다.

최근 관심을 모으는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 뱅크와 K뱅크는 1금융권으로 1~3등급만 대상으로 한다는 것도 차이다. 4~6등급의 대출자들은 더 많은 데이터를 봐야 하고 신용분석 모델을 고도화해야 위험률을 줄일 수 있다. 우리는 IT 기술을 기반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다. 기술 기반의 금융 회사다. 참고로 렌딧을 통한 대출의 연체율은 0.5%, 부실률은 1.1%에 불과하다.

- 2014년 나스닥에 상장한 미국 렌딩클럽이 원 모델로 알고 있다. 렌딧의 차별점은

비즈니스 모델상의 차이점은 없다. 쏘카도 집카 모델을 들여온 것이다. 하지만 두 국가의 신용평가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 렌딩클럽이 서비스되는 미국은 우리의 전세같은 시스템이 없다.부채 성향도 다르다. 비즈니스 모델은 같지만 심사 평가 모델은 전혀 다르다. 또한 규제도 다르다. 현지화에 대한 규제와 영업적인 면 가이드라인이 다르기 때문에 현지화가 됐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렌딧 김성준 대표
‘렌딧’의 김성준 대표가 개인신용 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개인신용대출에 집중하는 이유는?

부동산 대출 등으로 확장할 계획은 있는데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 개인신용대출 시장이 우리나라만 해도 260조원이다. 100조원이 중금리 대출 시장이다. 현재 렌딧을 통해 대출이 된 것은 640억원 수준이다. 이것은 100조원 시장의 0.015% 정도에 불과하다. 렌딧이 해야할 영역 자체가 아직도 크다. 개인 신용대출은 100% 온라인화가 가능하다. 비대면으로 가능한 것이다. 소상공인이나 부동산에 대한 대출을 위해서는 뭔가를 봐야한다. 문서작업은 물론 다양한 비용이 들어간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

- 렌딧의 투자자 평균 실효세율이 11.6%로 일반 P2P투자세율 27.5%보다 낮다고 하던데, 절세가 가능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13원의 세금이 나오면 원 단위는 절삭돼 10원에 대한 세금만 내면된다. 렌딧에서는 한 사람에게 대출할때 100만원을 한다면 최소 5000원 단위로 분산 대출이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100만원을 투자한다면 최대 200개까지 대출을 나누게 된다. 5000원에 대한 이자가 27.5원이 나왔다면 7.5원이 절삭되기 때문에 그렇다. 절세를 원한다면 ‘절세추구형’을 통해 투자하면 된다.

- 렛딧의 미래는?

가까운 미래는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 중금리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260조원의 개인대출 시장에서 중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대출자들이 비싼 이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260조원에서 0.5%만 렌딧이 유치한다면 1조원이 넘는 대출이 중금리로 이자가 적어진다. 1년 이자 절약만 700억원이다. 지금까지 640억원의 대출을 했다. 2금융권 이자에 비해 50억원의 이자가 대출자들이 절약했다. 단기적은 260조원 개인대출 시장을 겨냥해 가계부채의 질을 개선하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기술력으로 쌓아 자산운영, 보험운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금융지주회사도 가능할 것이다.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기술기반 금융회사로 성장해 나가겠다.

jwki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