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한수원
2017 내셔널리그 통합 챔피언에 오른 경주한수원 어용국 감독(왼쪽)과 서보원 수석코치. 제공 | 한국실업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어용국(55) 감독과 서보원(48) 수석코치가 이끄는 경주한수원이 4수 끝에 마침내 내셔널리그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02년부터 함께 일하기 시작한 두 사람은 15년 결실 끝에 팀 창단 첫 우승의 꿈을 이뤄냈다.

경주한수원은 지난 11일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17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경주한수원은 1, 2차전 합산 1승1패를 기록했지만 승점~골득실~정규리그 상위팀 순으로 정해지는 우승 규칙에 따라 통합 챔피언이 됐다. 이날 경주한수원은 전반 20분 고병욱의 선취골과 후반 35분 정기운의 쐐기골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으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1945년 창단해 실업축구 정규리그에서 단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 없는 경주한수원이 우승에 대한 한을 이제야 풀었다. 내셔널리그에서 지난 1943년 창단한 대전코레일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지닌 경주한수원은 앞서 3차례(2010년·2013년·2015년)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적 있지만 모두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긴 시간 함께 일하며 경주한수원에서 몸담고 있는 어 감독과 서 수석코치는 “프로축구에서 있을 수 없는 역사를 만들고 있다”며 두 사람이 일궈낸 성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오랜 역사를 지닌 팀에서 오래 함께 한 만큼 어 감독과 서 수석코치의 팀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어 감독은 “경주한수원은 내셔널리그의 기둥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에게 아마추어리그 최고의 역사를 지닌 팀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용인시청, 울산미포조선 등 실업 축구팀이 사라지면서 내셔널리그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어 감독은 “아마추어리그의 뿌리가 깊어야 된다. 바닥이 튼튼해야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팀이 만들어져야 한다. 자꾸 없애려고만 한다면 희망은 없다”고 강조했다. 실업축구 챔피언이 바라는 희망은 ‘생존’이었다. 한국 축구가 인기를 잃고 위기에 빠져있다는 점을 되새길 수 있는 대목이었다. 어렵게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실업 축구 챔피언이 바라는 것은 튼튼한 뿌리로서 지역 축구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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