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윤성빈(24, 강원도청)은 타고난 근성과 뛰어난 신체능력을 발판으로 불과 입문 5년만에 세계 최고 선수로 등극하며 ‘꿈이 없는 젊은이’에서 일약 세계가 주목하는 ‘올림픽 스타’로 거듭났다. 종목은 다르지만 윤성빈을 바라보며 꿈을 꾸고 있는 또 다른 94년생 동갑내기 운동 선수가 있다. 바로 국내 최대규모 입식격투기 단체 MAX FC(맥스FC) 초특급 기대주 이진수(24, MAX FC)이다.
|
189cm, 75kg ‘탈 아시아’ 체격 조건에 80%가 넘는 높은 KO율, 긴 팔다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니킥과 스트레이트 펀치는 상대 선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큰 체구에도 불구하고 스피닝킥, 플라잉 니킥 등 경량급 선수나 보여주는 공격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정도로 유연성과 스피드도 뛰어나다. 전문가들 조차 이진수의 자질을 ‘천부적 재능’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우는 이유다.
특히 이진수는 지난해 생애 첫 해외 원정 경기에서 대형사고를 치며 세계 시장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무에타이 성지라고 할 수 있는 태국에서 룸피니 챔피언 출신 선수를 상대로 두 차례나 다운을 시키며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붙여 그는 오는 3월 3일 서울 KBS아레나홀에서 개최되는 MAX FC 미들급 챔피언전에 출전, 챔피언 벨트까지 노리고 있다. 챔피언 벨트를 두르고 세계 무대를 노크하겠다는 것이 1차 목표다.
하지만 현재 이진수의 여건은 녹록치 않다. 메이저 스포츠 종목과는 다르게 후원 업체가 없는 격투기 시장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는 ‘투잡’을 뛰고 있다. 선수 생활만으로 생계를 영위하기가 도저히 불가능한 처지에 놓인 이진수는 지난해 말부터 기존 소속 체육관에서 나와 홀로 운동하고 있다. 낮에는 훈련에 매진하고 밤에는 교복 회사에서 근무하며 생산 현장에서 일하는 강행군의 연속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다. 눈 앞에 챔피언 벨트가 있기 때문이다.
이진수는 “개인적인 문제로 체육관을 나와서 올해부터 홀로 운동을 하고 있다. 마땅한 스파링 파트너도, 지도자도 없이 혼자 시합을 준비 하려니 정말 힘들기는 하다”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시련도 결국 성공을 위한 일종의 훈련으로 보고 있다. 이 위기를 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추고 독기를 가다듬는 훌륭한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드시 승리해 챔피언이 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진수는 오는 3월3일(토) 화곡동 KBS아레나홀에서 개최되는 MAX FC12 대회에서 ‘타노스’ 박태준(31, 팀설봉)과 MAX FC 초대 미들급(-75kg) 챔피언 벨트를 놓고 격돌한다.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이 젊은 스포츠인들의 새로운 롤모델로 떠오른 것처럼, 이진수 역시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 만큼 성장하기를 원한다. 이진수는 “챔피언 벨트를 목표로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처럼 훈련하고 있다”면서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선수, 위기를 극복하고 챔피언에 오른 세계적 선수가 되기 위해 더욱 더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화끈한 경기 기대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의지를 다졌다.
rainbow@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