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4번홀 퍼팅전 그린공략 고심하고 있다
박인비가 오는 3월1일부터 나흘 동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 시즌을 힘차게 연다.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한국 자매 군단의 ‘맏언니’ 박인비(30)가 드디어 새해 첫 기지개를 켠다.

지난해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을 끝으로 시즌을 일찍 접은 박인비가 오는 3월1일부터 나흘 동안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뉴탄종 코스(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에 출사표를 던졌다. 박인비가 올해 처음 나서는 LPGA투어 대회다.

디펜딩 챔피언이기도 한 박인비는 올 시즌 앞선 세 차례 대회를 모두 건너 뛰고 이 대회 타이틀 방어에 전념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전지훈련에 이어 2월 국내 훈련을 충실하게 소화하며 샷 감각을 되찾는데 주력했고 만족할만한 성과도 얻었다. 무엇보다 고비 때마다 발목을 잡았던 허리 통증과 손가락 부상 후유증이 씻은 듯 사라진 게 반갑다.

만 30세가 되기 전에 이미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박인비는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 주자로 나서 큰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다. 개막식 성화 주자로 나선 것에 대해 “아주 특별한 경험”이라며 큰 힘을 얻었다는 박인비는 지난 22일 일찌감치 싱가포르에 건너가 시차와 날씨, 음식, 코스 적응에 나서며 대회를 준비했다.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은 박인비와 인연이 깊은 대회다. 그는 2015년, 2017년 두 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5년 우승 당시에는 L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노보기 우승 대기록을 세웠고 지난해에는 부상 복귀 후 첫 대회에서 18홀 최소타 기록(64타)을 세우며 우승했다. 그에게 싱가포르는 그야말로 ‘약속의 땅’인 셈이다.

하지만 경쟁자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듯 하다. 비록 메이저대회는 아니지만 이 대회는 세계랭킹 순으로 63명만 출전하는 ‘별들의 전쟁’이다.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는 전원 출사표를 던졌다. 세계랭킹 30위 이내 선수 중에서는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신지애(30), 이정은(22)만이 불참했을 뿐이다. 올시즌의 판도를 점쳐볼 수 있는 기회다.

박인비의 복귀와 더불어 이번 대회의 빼놓을 수 없는 관전포인트는 한국과 미국의 기싸움이다. 10번의 대회 중 4차례나 정상에 올랐던 한국 자매들은 4년 연속 우승을 겨냥한다. 박인비뿐 아니라 박성현(25), 유소연(28), 전인지(24), 김인경(30), 김세영(25), 양희영(29), 고진영(23), 이미림(28), 허미정(29), 이미향(25), 지은희(31), 최운정(28), 김효주(23) 등 LPGA 투어 자매군단이 총출동한다. KLPGA투어에서는 2016년 이 대회 우승자 장하나(26)와 신예 최혜진(19)이 나선다. 출전 선수 63명 가운데 19명이 한국 국적으로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들이다.

미국은 렉시 톰슨과 제시카 코다의 ‘원투 펀치’를 앞세워 4년 만에 타이틀 탈환을 노린다. 미국선수들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이 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주 혼다 타일랜드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정상에 오른 코다는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지난주 대회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하며 박성현을 밀어내고 세계랭킹 2위에 오른 톰슨은 펑산산(중국)과 세계랭킹 1위 쟁탈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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