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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문재인 대통령이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만난다.
베트남 축구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스포츠서울에 “문 대통령이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박 감독을 만나는 일정이 확정됐다. 문 대통령이 직접 훈련장을 방문해 박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베트남 선수단을 격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만남은 청와대나 정부 기관이 아니라 문 대통령이 직접 추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달 베트남을 내방하는 문 대통령이 촘촘한 시간을 쪼개 만든 일정이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박 감독에게 평소에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베트남 방문 일정이 확정된 후 스스로 박 감독을 만나겠다는 의사를 표현해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서 베트남이 준우승을 차지한 직후 축전을 보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부임 3개월 만에 베트남을 아시아 정상권으로 끌어올린 박 감독 노고에 국민이 기뻐한다. 박수를 보낸다”라며 박 감독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 박수를 받은 박 감독은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깜짝 놀랐다.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을 이렇게 격려해주시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 대한민국은 내 조국이다. 타지에 오니 더 애국자가 되는 것 같다. 대통령께서 직접 언급하시는 걸 보고 힘이 났다”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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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취임 후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과도 우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베트남 다낭을 찾아 쩐 다이 꽝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달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베트남을 내방했다. 문 대통령은 박 감독이 한국과 베트남의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문 대통령이 보낸 축전에 “대한민국과 베트남이 한결 가까운 친구가 된 것 같아 기쁘다”라는 내용이 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문 대통령과 박 감독의 만남은 단순한 격려 차원이 아니라 양국의 화합을 상징하는 의미로 봐도 무방하다. 일종의 ‘스포츠 외교’인 셈이다.
체육계를 향한 문 대통령의 꾸준한 관심도 이번 만남의 기폭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성공을 이끌었다. 지난 9일 개막한 패럴림픽 출정식에도 참가했고, TV 중계가 부족하다며 방송사에 추가 편성을 요청하기도 했다. 박 감독과의 만남은 평소 문 대통령의 관심이 반영된 일정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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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은 지난달 8일 귀국해 휴식기를 보내다 5일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챔피언십에서의 성공 이후 베트남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라 광고 촬영도 틈틈이 진행하고 있다. 3월 27일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3차 예선이 있어 대표팀 일정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개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챔피언십에서의 기적을 뒤로 하고 아시안게임과 스즈키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방법을 모색하는 중이다.
문 대통령과의 만남은 박 감독에게도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대통령이 해외 순방 도중 국내 체육인을 만나 시간을 보낸 사례는 극히 드물다. 박 감독의 관계자는 “박 감독 개인적으로도 영광스러운 일로 생각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박 감독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