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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LG 김현수(30)가 친정 두산과의 공식 첫 맞대결에서 호수비와 홈런포로 비수를 꽂았다.
김현수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2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김현수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오랫동안 몸담았던 친정팀 두산의 옛 동료들과 맞서게 된 심정에 대해 “처음엔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자꾸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어색하긴 하다. 오늘 선발로 나오는 유희관과는 두산에 있을 때는 연습경기에서도 한 번도 대결한 적이 없다”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1회 2루수 땅볼에 머문뒤 3회 1사 1루서 유격수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첫 안타를 기록했지만 득점과는 연결되지 않았다. 5회 2사 2루의 찬스에서 맞은 세 번째 타석에서는 4구로 걸어나갔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정작 놀라운 플레이는 수비에서 먼저 나왔다. 팀이 1-2로 뒤진 6회 두산 선두타자 오재일이 날린 타구를 펜스 바로 앞에서 펄쩍 뛰어올라 잡아냈다. 펜스 상단을 맞혀 최소한 2루타가 될 수 있는 타구를 잡아내 두산 벤치를 싸늘하게 만들었다.
7회초에도 5회와 똑같은 상황이 왔지만 2볼 노스트라이크에서 유희관 대신 구원등판한 영건 이영하와의 승부에서 풀카운트 승부끝에 시속 147㎞의 몸쪽 직구에 1루 땅볼로 힘 없이 물러났다. 입단 3년차인 이영하는 김현수가 떠난 뒤 들어온 선수라 본 적이 없는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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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의 호수비로 추가점을 막은 LG는 8회 한 점을 따라붙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으나 두산이 8회말 오재일의 투런포로 2점을 다시 앞서나갔다. 또 다시 두산의 심장에 비수를 꽂은 것은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9회초 무사 1루서 두산 마무리 투수 김강률의 포크볼을 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풀스윙해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4-4 동점이 됐고 두산 벤치는 차갑게 얼어붙고 말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것은 두산이었다. 연장 11회말 1사 1, 2루서 두산 최주환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결승안타를 쳤고 승부는 5-4, 두산의 승리로 끝났다. 김현수는 5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그러나 친정팀 두산과의 승부는 이제 막을 올렸을 뿐이다. 남은 경기에서 김현수가 어떤 스토리를 써내려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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