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유이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 최근 드라마에서는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 새로운 삶을 찾게 되는 캔디 여자 주인공을 좀처럼 찾기 힘들다. 수동적인 여자 주인공보다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내고 시원한 성격의 여자 주인공이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JTBC 금토극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윤진아(손예진 분)부터 MBC 주말극 ‘데릴남편 오작두’의 한승주(유이 분), SBS 수목극 ‘스위치-세상을 바꿔라’의 오하라(한예리 분), tvN 주말극 ‘라이브’의 한정오(정유미 분)까지 방송 중인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들은 각각 커피전문점 슈퍼바이저, PD, 검사, 경찰 등 모두 자신의 직업에서 열정적으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어려운 사건에 직면했을 때 기존 드라마 여자 주인공들이 남자 주인공의 도움을 받아 함께 시련을 극복하는 모습을 주로 보였다면 앞서 언급한 요즘 여자 주인공들은 하고 싶은 말은 모두 하고 응징하는 모습으로 자신의 위기를 직접 극복하는 이른바 ‘사이다’ 면모를 보이고 있다. 여자 주인공의 행동으로 인해 시청자가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는 보기 드문 모습이 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대해 한 드라마 관계자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나 인물에 설렘을 느끼는 시대는 지났다. 드라마의 주 시청층인 2049 여성들은 자신과 비슷한 현실적인 드라마 속 인물에 공감을 가지고 이들의 행동에 대리만족을 느끼며 지지를 보낸다. 이로 인해 현실적이고 능동적인 성격의 여자 주인공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미 한예리
tvN ‘라이브’의 정유미(위), SBS ‘스위치-세상을 바꿔라’의 한예리. 사진|tvN, 씨제스프로덕션

자기 주도적인 성격의 여자 주인공과 더불어 이들을 둘러싼 배경도 현실적인 요소들이 많아졌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나 ‘데릴남편 오작두’에서는 평범한 30대 여성들이 직장 생활을 하거나 일상을 살아가며 느낄 수 있는 고민들을 배치하며 ‘하이퍼 리얼리즘’이란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공감을 사고 있다.

또한 남자 주인공들의 모습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기존 재벌 2세나 높은 스펙을 가진 남자 주인공들이 다수였다면 최근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들은 비교적 현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배경의 이들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서준희(정해인 분)는 여자 주인공 친구의 동생이며 ‘데릴남편 오작두’의 오작두(김강우 분) 역시 산골에서 살아온 순수한 남성, ‘라이브’의 염상수(이광수 분)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20대 경찰이다.

이처럼 점차적으로 최근 드라마는 동화 같은 이야기보다는 현실적이면서도 공감갈 수 있는, 시원한 여자 주인공들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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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손예진(위), MBC ‘데릴남편 오작두’의 유이. 사진 | 드라마하우스, 콘텐츠케이, 팬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