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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KBO리그에 복귀한 넥센 박병호가 20일 LG와 넥센의 시범경기가 열리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캐치볼로 몸을 풀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울산=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넥센 박병호(32)의 수비가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박병호는 10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넥센과 롯데의 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수비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팀에 도움이 됐지만 부상의 우려도 감출 순 없었다.

문제의 장면은 2-2로 팽팽하던 5회말 나왔다. 넥센 선발투수 한현희는 채태인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이병규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1사 1루 위기가 이어졌고 앤디 번즈가 타석에 들어섰다. 번즈는 한현희의 5구째를 타격해 1루 측 파울 라인으로 높이 뜬 타구를 날렸다. 1루수 박병호는 공을 쫓아 달렸고 탄력을 이기지 못해 롯데 더그아웃을 넘어갔다. 손으로 의자를 짚으며 유연하게 넘어가긴 했지만 충분히 부상을 당할 수 있던 아찔한 장면이었다.

다행히 박병호는 멀쩡한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그러나 똑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번즈는 한현희의 6구째를 받아쳐 비슷한 파울 타구를 만들었고 박병호는 또 한 번 공만 보고 쫓아갔다. 앞선 상황과 비슷한 자세로 롯데 더그아웃을 넘어갔고 이번엔 공을 잡아냈다. 그야말로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였다. 공을 잡아낸 박병호를 보며 더그아웃에 있던 롯데 선수들도 감탄 또는 걱정의 눈길을 보내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박병호의 살신성인 수비 덕분에 한현희도 부담은 덜었다. 더그아웃에서 잡았기 때문에 1루 주자 이병규에게 안전 진루권이 주어져 2사 2루가 됐으나 다음 타자 신본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가 팀에 자극을 불어넣고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부상으로 이어진다면 타격이 커진다. 이날 박병호의 수비 역시 팀에는 분명 도움이 된 감탄을 자아낼만한 플레이였으나 부상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거둘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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