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팻딘 \'승리를 향한 역투\'
2018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선발투수 팻딘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외국인 투수 팻 딘(29)이 네 경기 만에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강력한 구위로 비와 상대 방망이를 모두 뚫어내며 지난해부터 유독 호투하고도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한 악순환까지 끊어냈다.

딘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두산과 정규시즌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단 85개를 던지며 5안타 2볼넷 1실점했다. 27명의 타자를 맞아 삼진 5개를 솎아냈고 최고구속은 151㎞까지 측정됐다. 지난해 두산을 상대로 세 차례 등판해 1승 1패 방어율 4.67로 큰 재미를 못봤지만 이날은 날카로운 제구를 앞세워 한껏 물오른 타선을 잠재웠다. 5회말 최주환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주고 실점한 게 아쉬울만큼 구위와 경기운영 모두 완벽에 가까웠다. 타선도 올시즌 팀 최다인 22안타(3홈런)를 폭발하며 14-4 대승을 선물했다.

지난달 27일 광주 삼성전에서 6.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을 때만 해도 불운 징크스를 떨치는 듯 했다. 지난해 4월 1일 대구 삼성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구위를 뽐내고도 불펜 난조로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같은해 4월 14일 광주 넥센전에서는 127개를 던지는 혼신의 역투로 KBO리그 데뷔 승리를 완투승으로 따냈다. 자신의 힘으로 경기를 끝내 승리를 따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다이빙 캐치 등에서 엿보일만큼 간절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선발투구)를 17번이나 했지만 두 자리 승리를 따내지 못해 ‘불운의 아이콘’으로 남았다. 올해 첫 등판 상대도 공교롭게도 삼성이었고 완벽한 구위로 승리를 따냈으니 불운 징크스를 떨쳤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게 당연했다.

[포토]1회말 3실점 팻딘
KIA 선발투수 팻딘이 4월 1일 2018KBO리그 LG트윈스와 KIA타이거즈의 시즌 3차전 투구후 궤적을 살피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지난 1일 잠실 LG전에서 5.1이닝 5실점으로 실망스러운 투구를 했을 때에도 타선 도움으로 패전을 면했다. 자신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8일 광주 넥센전에서 6.1이닝 2실점하고도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17일 광주 LG전에서도 6이닝 3실점(2자책)하며 2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불펜 난조로 또 승리 요건이 날아갔다. 마무리 김세현이 9회에 동점 홈런을 허용하는 탓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딘은 “팀이 이겼으니 괜찮다”고 웃었지만 지난해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두산을 맞이한 이날은 일찌감치 더그아웃에 나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포수 미트를 바라보는 딘의 표정에 ‘반드시 이긴다’는 투지가 넘쳤다. 이날 던진 85개 중 64개(약 75%)를 포심 패스트볼로 던졌을만큼 구위가 좋았다. 특히 4번타자 김재환을 상대로는 단 한 개의 슬라이더만 던지고 모두 힘으로 승부를 걸었다. 리그 최강 타선으로 손꼽히는 두산을 상대로 힘으로 윽박질러 기분좋은 2승(무패)째를 따낸 딘이 선발진의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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