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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을 딛고 화려하게 부활한 삼성 김상수(28)에게 가장 주목할 점은 홈런 개수다. 지난 2015시즌 기록한 8개가 커리어 최다인데, 올시즌 벌써 27경기에서 8개를 때려냈다. 시즌 20홈런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페이스다.
올시즌 김상수의 첫 홈런은 지난 8일 문학 SK전에서 나왔다. 당시 상대 투수 김광현을 상대로 3점홈런을 때려내 놀라움을 안긴 바 있다. 이 때를 기점으로 김상수의 타격감도 점차 올라오기 시작했다. 25일 NC와 경기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이전 경기까지 10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달렸다. 이 10경기 동안 무려 5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거포본능을 장착한 무서운 2번타자로 변신했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김상수의 홈런 개수를 전해듣고 “아프지만 않다면 홈런 20개까진 때려야 한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거포형 타자와는 거리가 먼 김상수가 장타에 눈을 뜬 비결은 무엇일까. 해답은 타격 슬럼프에 빠져있을 때 시도한 타격폼 수정에 있었다. 김상수는 “시즌 초반 안좋았을때 강봉규, 이영수 타격코치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타격폼을 바꿨는데 그게 나와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타격 시 손의 움직임을 고정한 것이 주효했다. 김상수는 “이전엔 볼을 칠 때 손을 굉장히 많이 움직였다. 그래서 손을 고정시키는 연습을 했다. 결과적으로 타격 타이밍이 잘 맞아 타격감도 살아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경기 전 타격 훈련을 하는 김상수의 자세엔 군더더기가 없다.
강봉규 타격코치는 김상수의 변화에 대해 “올라올 타이밍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강 코치는 “(김)상수는 캠프때 타격감이 정말 좋았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는데 하필 떨어질 타이밍이 시즌 초반이었다. 지금은 다시 살아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부진에 영향을 미친 심리적인 요인을 극복한 것이 김상수의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강 코치는 “작년에 부상때문에 많이 못나왔고, 그로인해 프리에이전트(FA) 계약도 맺지 못했다. 올해 더 잘해야한다는 부담이 컸을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은 얼마든지 보완 가능하지만 멘탈적인 부분이 무너지면 슬럼프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본인이 잘 극복해냈다”고 말했다. 결국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고, 자신에게 적합한 타격폼을 만들면서 시너지 효과가 났다는 것이 강 코치의 설명이다.
김상수는 “최근에 홈런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내 기본 역할은 출루해서 누상에서 도루하고 열심히 뛰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홈런 개수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김상수의 변화는 분명 삼성 타선의 강력함을 한층 배가시키고 있다. 자신감을 되찾은 사자군단 캡틴의 힘찬 도약이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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