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김민재가 스크린 데뷔작이자 첫 주연작 ‘레슬러’(김대웅 감독)에서 주체 할 수 없는 눈물을 보였다. 또, 그 장면을 회상하기만 해도 울컥 솟아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9일 개봉한 ‘레슬러’는 전직 레슬러였다가 아들만 바라보고 사는 프로 살림러 귀보(유해진 분)와 레슬링 유망주인 아들 성웅의 이야기. 처음에는 성웅이 마음에 둔 이웃집 소녀 가영(이성경 분)으로 인해 부자간에 균열이 생기는 듯 하지만, 여느 부모 자식 사이가 그렇든 가깝고도 먼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으로 그동안 모른 채 혹은 말 못한 채 묵혀온 간극이 드러나며 갈등을 해소하는 영화다.
김민재는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깊이 공감하며 그 전달자가 꼭 자신이길 바랬다고도 했다. 그렇다고 아버지와 비슷한 사연이 있는 건 아니었다. 실제로 아버지와 영화 속에서처럼 친한 부자지간이라는 김민재는 “친구 같은 아버지이시다. 한번도 무섭다고 느낀적이 없었다. 한번도저에게 화를 낸적이 없고, 아버지가 화를 내는 걸 본적도 없다”면서 “아버지가 화를 안 내시지만 말을 안하실 땐 있다. 나도 그런 걸 배워서 성격이 그렇다. 또, 결혼해서 자식을 낳으면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생각한다. 나의 아버지가 좋고, 좋은 아버지여서 그런 아버지가 되고 싶다 생각한다”고 했다.
|
그러면 왜 그렇게 감정이 이입됐을까. 그는 “내 삶의 1순위가 가족이다. 그래서 감정이입이 가장 많이 되지 않았나 싶다”면서 극중 전국체전에 출전해 아버지와 급기야 몸싸움을 하다 부둥켜 안고 오는 장면을 이야기하며 다시 한 번 눈시울을 붉혔다. “아버지를 안고 우는 장면은 연기한게 아니라 정말 운거다. 촬영하고도 구석에 가서 한참 울었다. 유해진 선배와도 감정이 와닿았다. 참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때도 유해진 선배한테 감사하다 했다. 원래 잘 안 울고 참는 편인데, 여러가지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나더라. 성웅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하고 싶었던 이유도 귀보씨가 우리 아버지와 다르긴 하지만, 항상 내가 하는 일을 지지해주신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이 작품으로 그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제가 가지고 있던 감정들이 많이 생각났다. 진짜 제 얘기 같았다.”
자연스럽게 김민재의 부모님의 반응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는 “기특하다고 해주셨다”며 수줍게 웃으면서 “VIP 시사회때 부모님과 같은 관에서 보는데 그 장면에서 또다시 정말 눈물이 날 것 같더라. 내 영화 보면서 눈물 흘리는 건 웃긴 거 같아서 간신히 참았다. 그때의 감정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극중 레슬링 선수이다보니 실제로 몸을 만드는데에도 남다른 공을 들였다. “원래 마른체질이어서 작품 들어가기 전에 한달반 시간이 있었는데,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근육량도 늘리고 체중도 5㎏ 늘리며 이쁜 몸보다는 레슬링 선수 같은 몸을 만드려고 실제 레슬링 선수들이 하는 운동만 주로 했다. 극중 전지훈련 장면은 실제 한체대 레슬링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이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에 정말 너무 힘들었다. 몸이 타들어가는거 같았다. 기술도 정말 많이 연습했다.”
영화에서 다부진 근육으로 남성미를 보여준 김민재이기도 하지만, 그의 매력을 꼽자면 중저음의 목소리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장점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저는 그냥 이렇게 태어난거니까. 매력이라 해주시면 감사하다”며 쑥스러워하면서 “아버지가 목소리가 좀 굵고, 형이 그 다음이다. 내가 마지막”이라고 했다. 또, “음역대가 낮으니까 좀 높은 음으로 잘 사는 연기도 있는거라 높은 음역대로 말하는 연습도 한다”며 남다른 노력을 엿보이기도 했다.
cho@sportsseoul.com
사진|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