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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두산 3루수 허경민이 6월 들어 미친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16일까지 최근 10경기 타율은 무려 0.476이나 되고 1회 선두타자 홈런을 3번이나 기록할 정도다. 그의 화끈한 방망이 시범에 두산 김태형 감독의 톱타자 고민도 말끔히 사라졌다.
허경민은 올시즌 타율은 221타수 74안타로 0.335다. 하지만 시즌 내내 성적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시범경기에서 불방망이를 휘둘러 개막전 톱타자로 낙점된 허경민은 3월 7경기에서 타율 0.308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톱타자 자리가 부담이 됐는지 4월엔 0.235로 떨어졌다. 타순도 하위타순으로 다시 밀렸다. 5월 들어 조금씩 방망이 감을 회복하기 시작한 그는 6월 들어 폭발적인 타격감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6월에만 자신의 한 경기 최다안타 타이인 5안타 경기를 두 번이나 연출했고 12~13일 잠실 KT전과 15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선두타자 홈런을 쏘아올리며 경기 시작과 동시에 팀에 득점을 선물하는 산타가 됐다. 5월까지 톱타자 자리는 상황에 따라 돌려막았는데 허경민이 안정되게 자리를 잡아주면서 팀 전체 공격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무엇이 허경민의 타격을 이렇게 바꿔놓았을까. 이에 대해 허경민은 공을 보는 자세의 변화를 이유로 들었다. 허경민은 “예전에는 타격 준비자세에서 고개를 최대한 투수쪽으로 돌려 공을 봤다. 최대한 정확하게 공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지금은 고개를 조금만 돌리고 곁눈질로 투구를 본다”며 “예전에는 공이 무척 빠르게 보였는데 곁눈질로 보니 스피드가 훨씬 줄어보여 타격이 쉬워졌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공이 느려 보인다면 선구안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타격 타이밍을 맞추기가 한결 쉬워진다.
하지만 허경민은 “아직 이런 변화가 완전히 몸으로 체득된 것은 아니다”라고 자세를 낮췄다. 좋은 타격을 위한 한 가지 방법을 찾았을 뿐이고 아직 자신의 타격자세가 완벽하게 정립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지금의 맹타가 반짝 장세로 끝나는 것을 경계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다짐이기도 하다.
2009년 두산에 입단한 허경민은 탄탄한 수비로 먼저 어필했다. 2015년 타율 0.317로 공격에서도 일취월장한 실력을 보여주며 국가대표 3루수로도 선발됐다. 2016년에도 시즌 144 전경기를 뛰며 타율 0.286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타율이 0.257로 떨어져 마음고생을 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끊임 없이 타격 능력 향상을 위해 연구하고 매진했다. 그리고 답을 하나씩 찾아가며 타격실력을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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