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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아낌 없이 풀스윙.’
두산의 해결사 최주환(30)이 시즌 내내 영양가 만점의 타격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3할 -20홈런 -100타점 고지를 넘기며 2006년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주환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1회 우월투런홈런을 쏘아올리며 초반 승기를 가져왔다. 2사 2루에서 LG 선발 임찬규의 2구째 떨어지는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우측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전날 LG전에서 5회 대추격이 신호탄이 된 3점홈런을 터뜨린데 이어 이틀 연속 홈런이다. 최주환은 이 홈런으로 타점도 107개로 늘렸다. 타율 홈런 타점 모두 데뷔 후 최다 기록을 경신중이다.
최주환은 30일까지 타율 0.331에 26홈런 107타점을 기록중이다. 모두 최고 기록이다. 종전까지는 풀타임 출장한 지난해 타율 0.301에 7홈런 57타점이 시즌 최고 기록이었다. 홈런수는 4배 가까이 되고 타점도 두배로 늘었다. 무엇이 최주환을 이렇게 진화하게 만들었을까.
최주환은 두려움 없는 풀스윙에서 답을 찾고 있다. 최주환은 “지난해 타율 0.301을 기록하긴 했지만 홈런이 7개 밖에 안됐다.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장타력이 떨어졌다. 본래 장타력이 그렇게 떨어지지는 않았는데 왜 그럴까 고민했다”며 “상무시절(2010~2011)만 해도 장타력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콘택트에 치중하면서 장타력이 떨어졌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발이 엄청 빨라서 내야안타를 양산할 수 있는 선수도 아니고 이럴 바에야 풀스윙을 하자고 마음 먹었다”고 스윙폼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풀스윙은 모든 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최주환은 “삼진을 당하더라도 풀스윙을 하자고 마음 먹고 자신 있게 방망이을 돌리니 배트 스피드가 향상되면서 타율도 향상됐다. 홈런수가 늘어나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더 큰 수확이다”라고 말했다.
최주환의 올시즌 성적을 보면 주자가 있을 때 더 강한 면모를 보였다.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이 0.389로 주자가 없을 때 0.286보다 훨씬 높다. 득점권에서는 0.367이나 된다. 클린업 트리오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타점이 유독 많다. 찬스에서 더 강한 집중력과 승부근성을 보인다는 점과 공격적인 스윙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최주환은 경기 후 “타순은 신경쓰지 않았다. 네번째 나가는 타자라고 생각하고 평소대로 임했다. 1회 초구 직구를 놓친 뒤 변화구를 생각했다. 다행히 방망이 줌심에 맞아 결과가 좋았다. 체력관리 잘 해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주환은 입단 당시부터 공격적인 스윙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타격 재능은 인정받았는데 늘 약한 체력이 문제가 돼 시즌 초중반까지 맹활약하다가도 후반에 하향세를 탔다. 하지만 수년간 꾸준히 겨울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 필라테스 개인운동을 누구보다 더 열심히 하며 해마다 진화했다.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는 최주환의 발전은 아직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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