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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SK가 불가능해보였던 절대 1강 두산을 넘어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했다. 1년만에 확 달라진 SK의 도약이다. 육성과 트레이드를 통해 팀의 아킬레스건을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보완한 덕분이다.
SK는 지난 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턱걸이했다. 그랬던 SK는 올시즌 두산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PO)에 직행했다. 넥센과의 PO에서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치른 SK는 더 단단해진 전력으로 KS에서 두산까지 넘어섰다. SK는 최근 몇 년간 리빌딩 단계를 밟았다. 외야수 한동민과 노수광 등이 기회를 잡고 성장세를 보였다. 한동민은 지난 시즌 103경기에 출전해 부상으로 시즌아웃되기 전까지 29홈런(타율 0.294)으로 잠재력을 터뜨리더니 올시즌 41홈런을 작렬하며 단숨에 40홈런타자로 올라섰다. 넥센과의 PO에서도 4, 5차전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며 팀의 KS행을 이끌었다. 노수광도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진 못했지만 올시즌 136경기에서 타율 0.313, 25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1번타자 약점을 말끔히 지웠다.
외야에 비해 내야의 세대교체는 버벅거렸다. 그러자 SK는 불펜투수 문광은을 활용해 LG와의 트레이드로 24세의 내야 유망주 강승호를 영입했다. 강승호는 올시즌 69경기에서 타율 0.255에 그쳤지만, 9월 월간 타율 0.320을 기록하는 등 기회를 줄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기전에서도 중용된 강승호는 PO 1차전에서 4타수 4안타를 터뜨리고 KS 1차전에선 3루수로도 선발출전해 수비에서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과시했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마지막 KS 6차전에서도 1-0으로 앞서던 4회 투런포로 두산의 기를 꺾는데 앞장섰다.
불펜에선 김태훈과 정영일, 서진용, 이승진 등을 적극 활용하며 미래를 기약했다. 김태훈과 정영일은 포스트시즌에서 맹위를 떨쳤다. 김태훈은 KS 4경기에 등판해 7.2이닝 동안 1점만 내줬다. 정영일도 부진한 베테랑 신재웅을 대신해 KS에서 뒷문을 지키며 호투했다. KS 5차전에서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세이브도 기록했고, KS 6차전에서도 무자책점 역투를 펼쳤다. 서진용과 이승진도 여전히 SK 마운드의 미래로 불리는 투수들이다.
어느 팀이든 약점이 있다. SK는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길게 보며 전력보강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그 결실을 맺었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