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본 -●_현대자동차그룹_CI

[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13일 현대자동차그룹에 초과자본금 주주 환원 등을 요구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엘리엇은 이날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이사진에 보낸 서신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자동차 컨설팅사 콘웨이 맥켄지의 ‘독립 분석보고서’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심각한 초과자본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현대차는 8조~10조원, 현대모비스는 4조~6조원에 달하는 초과자본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과거 잉여현금흐름의 불투명한 운영으로 인해 상당한 자본이 비영업용 자산에 묶여 있다고 분석했다.

또 주주환원의 수준이 업계 기준에 지속적으로 미달되고 있으며 현금흐름에 대한 일관되지 못한 보고 방식으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사업을 통해 발생되는 실제 현금흐름이 왜곡되거나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각 계열사 이사회에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하는 것을 포함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엘리엇과 다른 주주들과 협업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초과자본금을 환원하고, 현저히 저평가된 현재 가치를 고려하여 자사주매입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 ▲모든 비핵심 자산에 대한 전략적인 검토를 실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엘리엇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잠재적인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현대차 및 현대모비스의 과도한 보유현금을 주주에게 환원하라는 기존 주장을 독립적 컨설팅 업체 분석을 통해 다시 한 번 제시한 것”이라면서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지배구조 변경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주주들을 설득함으로써 향후 있을 수 있는 주총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노력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주친화 정책을 앞세워 주가 부양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3개 사의 보통주를 10억달러(1조50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이들 3사의 주가가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엘리엇의 평가손실액이 5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hong7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