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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전 한국 대표팀 감독 둘이 중국의 공업도시 톈진에서 라이벌전을 벌이게 됐다.
중국 슈퍼리그(1부) 톈진 테다는 22일 울리 슈틸리케 전 한국 대표팀 사령탑과 1년 재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6월15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카타르 원정에서 2-3으로 패한 뒤 한국 사령탑에서 경질된 슈틸리케 감독은 3달 위인 그 해 9월9일 톈진 테다를 통해 세계 축구의 ‘신 엘도라도’로 불리는 중국 슈퍼리그에 입성해 화제를 모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첫 시즌 5승2패의 좋은 성적으로 톈진 테다의 기적 같은 1부 잔류를 이끌어냈다. 올시즌엔 시즌 막판 11경기 연속 무패(5무6패) 부진에 빠지면서 팀은 잔류했어도 슈틸리케 감독은 해임될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했다. 하지만 톈진 테다 구단은 그를 1년 더 믿기로 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과 전술 능력을 보고선 내년에도 팀을 맡기기로 했다”는 총평까지 곁들였다.
톈진엔 테다 말고도 구단 하나가 더 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내년부터 이끌기로 한 톈진 취안젠이 바로 그 팀이다. 톈진 취안젠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회 우승, K리그1 6회 우승 등 지방의 볼품 없었던 구단을 일약 아시아 명문 팀으로 올려놓은 최 감독 능력을 높이 평가해 연봉 80억원(추정)에 3년 계약으로 최 감독을 데려왔다. 마침 슈틸리케 감독이 1년 더 현 소속팀에 머무르기로 하면서 두 지도자의 경쟁이 한국에서 주목받을 전망이다. ‘톈진 더비’도 화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둘은 지난 2015년 K리그 올스타전에서 각각 팀을 맡아 ‘우정의 경기’를 펼친 적이 있다. 이젠 대륙에서 생존 경쟁을 펼친다.
두 팀은 같은 도시를 연고로 하고 있으나 많은 점에서 뚜렷하게 비교된다. 톈진 테다는 전신인 노스 차이나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1951년 창단, 67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팀이다. 1부리그도 3번 우승했고 2011년엔 FA컵 정상에 오르는 등 역사가 깊다. 톈진 취안젠은 불과 12년 전인 2006년 내몽골 자치구 후허하오터를 연고로 생겨난 뒤 2008시즌 톈진으로 연고를 옮겨 3부리그부터 쑥쑥 성장했다. 2016년 2부리그 우승을 하더니 이듬 해엔 1부 3위에 올라 올해 ACL까지 출전했다. 톈진 테다는 약품과 환경개발 등 화학사업을 중심으로 톈진 경제개발특구를 담당하는 국영회사가 모기업이다. 톈진 취안젠은 중국의 대표적인 유통업체 취안젠 그룹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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