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윤형기자]코미디언 이영자가 가족 사기 의혹과 관련해 "합의를 통해 이미 해결된 사안"이라고 밝힌 가운데, 피해를 주장하는 이와 이영자 오빠간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영자의 가족에게 사기를 당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논란이 일었다.
글쓴이는 "1996~7년에 300평 규모의 큰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었다"며 "당시 이영자의 오빠, 아버지 및 오빠 친구가 찾아와 저희에게 과일 야채 코너를 맡게 해달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실제 이영자가 와서 '오빠와 아빠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영자의 지인(홍진경, 정선희)이 매달 와서 홍보해 주며 신뢰를 쌓았다. 그러던 중 이영자의 오빠가 나에게 1억 원의 가계 수표를 빌려 갔고 도주했다. 이영자에게 연락하니까 '자기는 모르는 일이다. 나는 도와준 사람인데 왜 그러냐'면서 적반하장으로 욕을 했다"고 주장했다.
억울함을 토로하던 그는 "당시 결국 운영하던 슈퍼, 34평 빌라, 평촌 임대 아파트가 경매와 빚잔치에 넘어갔다. 고소했지만, 변호사와 함께 하는 말이 (이영자의) 오빠는 재산이 없으니 3000만 원을 받고 고소를 취하하라는 협박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영자 오빠에게 빌려준 수표로 생긴 빚을 2015년까지 갚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이영자의 공식 입장문이 올라왔다. 이영자의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는 "며칠 전 이영자 씨 오빠와 관련한 제보를 접했다"며 "사건 당사자인 이영자 씨 오빠에게 사실 여부를 물어본 결과, 오빠의 답변으로 이영자 씨는 전혀 관여된 바가 없으며 합의를 통해 이미 해결된 사안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당사자들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처음 제보를 받았던 분을 통해 이영자 씨 오빠의 주소와 연락처를 상대방에 모두 전달했다. 그러나 제보자는 사건 당사자와 직접 연락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제공해드렸음에도 국민청원을 통해 해당 사건을 공론화했다"며 "해당 사안이 원만하게 해결되고,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의적인 책임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날선 대립각은 계속됐다. 글쓴이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오빠보다 이영자의 책임이 더 크다. 이영자의 인지도가 아니었다면 생면부지인 사람에게 돈을 빌려 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3000만 원 합의란 나에게 폭력과도 같았다. 이후 적절한 보상이나 변제는커녕 전화 한 통도 없어 청원 글을 남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영자의 오빠 역시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동생(이영자)은 그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1억 가계수표를 발행받았다는 주장 자체가 소설"이라며 "장사가 안 되고 악순환이 반복돼 코너 운영자인 나도 망하고 사장도 망한 것이다. 추후 변제할 시간도 없이 나를 사기죄로 고발했길래 너무 억울하고 힘들었다. 결국 동생 이영자에게 사정해서 돈을 빌려 3000만 원을 갚아 주고,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서까지 작성한 후 법적인 문제를 마쳤다"고 반박했다.
이영자의 오빠는 "당시 내가 직접 당사자를 만나 3000만 원을 전달했다"면서 "동생은 그동안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뒷바라지했는데, 아무런 잘못도 없이 이름이 거론되고 있어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맞서겠다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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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