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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선수들이 2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 원정 경기에서 1~2세트를 따낸 뒤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제공 | KOVO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돋보이지만 우리카드도 무시할 수 없다.

3라운드에 접어든 V리그 남자부에서 분위기가 가장 좋은 팀은 대한항공이다. 승점 31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2위 현대캐피탈(29점)에 2점 앞서 있다. 2라운드서 5연승을 달리다 우리카드에 발목을 잡혀 연승 행진을 마감했지만 3라운드 첫 경기서 KB손해보험을 잡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의 기세도 좋다. 시즌 초반 주춤했으나 최근 5연승을 기록하며 대한항공을 추격하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한 두 팀이 이번 시즌에도 순항하고 있다.

3위 OK저축은행은 페이스가 떨어졌다. 1라운드 5승1패로 승점 14점을 확보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으나 2라운드 들어 3승3패로 5할 승률에 그쳤다. 얻은 승점도 10으로 1라운드에 미치지 못했다. 이어진 3라운드 첫 경기에서도 현대캐피탈에 셧아웃 패했다. 승점 24로 3위에 올라 있기는 하지만 대한항공이나 현대캐피탈과의 간격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2라운드에서는 두 팀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한 것도 뼈 아프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에게 의존하는 공격이 한계에 직면한 모습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공격성공률이 한 명에게 쏠리면 상대는 막기 더 편해진다. 1, 2라운드 성적이 다른 것도 이러한 이유로 해석할 수 있다.

OK저축은행의 하락세로 인해 얼핏 보면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2강 체제 분위기로 가는 것 같지만 변수는 있다. 바로 우리카드다. 우리카드는 개막 후 4연패를 당하는 등 1라운드서 2승4패로 부진했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 4승2패로 흐름을 역전했다. 최근엔 3연승을 거두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승점 22로 4위에 올라 있는데 OK저축은행에 단 2점 뒤진다. 지금 흐름을 유지하면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을 추격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노재욱이 가세하면서 공격 패턴이 다양해진 게 원동력이다. 득점 1위 리버맨 아가메즈뿐 아니라 나경복, 황경민 등 다른 공격수들과 김시훈, 윤봉우 같은 센터들도 덩달아 춤을 추고 있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을 안고 있는 노재욱의 컨디션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면 우리카드의 고공행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노재욱이 지친다 해도 유광우라는 주전급 세터가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

삼성화재나 KB손해보험의 분위기가 추락한 것도 우리카드를 더 돋보이게 만든다. 삼성화재는 승점 17로 5위에 머물고 있다. KB손해보험도 5연패의 늪에 빠졌다. 우리카드가 치고 나가는 사이 경쟁팀들이 부진에 빠졌다. 한국전력의 첫 승은 요원해 보인다. 반면 1라운드까지 주춤했던 우리카드는 빠르게 치고 나가며 어느새 선두권까지 위협하고 있다. 3라운드 최대 변수가 될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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