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감독, 슛을 쏘란 말이야~  [포토]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청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기본적인 것을 실수 없이 이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적수없는 절대 강자로 군림 중인 아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팀을 강하게 만든 비결을 한 마디로 요약했다. 우리은행은 2018~2019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까지 10경기에서 9승을 따냈다. 지난 7일 자유투 성공률 저하로 용인 삼성생명에게 덜미를 잡혔지만 시즌을 치르다보면 라운드당 1패 정도는 당할 수 있다.

1, 2위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9일 청주 실내체육관에서 만난 위 감독은 “선수들 능력은 거의 비슷하다. 여자농구는 선수층이 얕기 때문에 박지수(청주 국민은행) 처럼 압도적인 신체조건을 가지지 않는다면 대체로 비슷한 기량이라고 보면 된다. 관건은 농구에서 가장 기본으로 여기는 요소들을 얼마나 실수 없이 잘 이행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리바운드, 드리블, 협력수비 등 기본적인 움직임을 실수없이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팀을 승리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여기에 우리은행만의 비결이 하나 숨어있다. 수비가 마크맨과 볼을 함께 볼 수 있는 위치와 자세를 유지하도록 끊임없이 훈련하는 것이다.

우리은행 임영희, 요가중?  [포토]
우리은행 임영희가 29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은행과의 경기에서 염윤아와 루즈볼 다툼을 하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농구는 대체로 패스 게임으로 득점한다. 특출난 개인기로 상대 수비 5명을 모두 제치고 득점할 수도 있지만 수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여자농구 특성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 제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가진 외국인 선수가 40점 50점을 몰아쳐도 패할 수 있는게 농구다. 마크맨과 볼의 움직임을 동시에 쫓으면 상대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 수 있다. 패스길도 자연스럽게 차단할 수 있어 24초 공격제한 시간을 모두 써야 하는 상황에 자주 빠진다. 우리은행을 ‘질식수비’로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베테랑 임영희는 이날 청주 국민은행전에서 이른바 피스톨 플레이를 봉쇄하는 수비로 눈길을 사로 잡았다. 앞선 45도 라인에서 상대가 볼을 잡으면 페인트존 옆으로 파고드는 선수와 사이드라인 끝에서 3점슛 기회를 엿보는 선수 모두를 체크한다. 패스할 공간을 가운데로 둘 수밖에 없도록 상대를 압박하면서, 상대 공격수가 스크린을 걸기 위해 따라 들어오는 길목까지 차단했다. 박혜진과 김정은 등 베테랑 동료들은 상대 윙어들이 볼을 쉽게 잡을 수 없도록 악착같이 따라다니고, 김소니아와 크리스탈 토마스 등 센터들은 박지수의 시야를 온몸으로 가려 인사이드 진입을 원천봉쇄했다.

상대가 편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농구가 우리은행 질식수비의 핵심인 셈이다. 이런 수비를 가능하도록 만드는 힘이 기본을 충실히 지키는 농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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