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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사기꾼이 국회의원에 출마한다니. 다소 황당한 설정을 가진 드라마 ‘국민 여러분!’은 어떻게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을까.
방송 전, 얼떨결에 경찰과 결혼한 사기꾼이 원치 않는 사건에 휘말리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며 벌어지는 코믹 범죄극으로 소개된 KBS 2TV 월화드라마 ‘국민 여러분!’은 많은 시청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짧은 소개 속에 드러난 설정들이 어느 하나 평범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지난 1일 첫 방송이 전파를 타자마자 “흥미롭고 신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에 ‘황당’을 ‘흥미’로 바꿔버린 ‘국민 여러분!’의 이모저모를 짚어봤다.
이야기는 베테랑 사기꾼 양정국(최시원)이 사기를 당하는 황당한 일에서 시작됐다. 사채업자 박상필(김종구)을 상대로 벌인 60억짜리 사기는 성공했지만, 믿었던 여자 친구에게 되레 사기를 당해버린 것이다. 같은 날, 경찰 김미영(이유영)은 남자 친구가 바람피운 현장을 목격하는데 그 과정에서 “나랑 헤어지면 누구 만날 건데? 너 형사야. 남자들 쉽게 너 못 만나”라는 말을 들었다. 사기꾼과 경찰이라는 직업이 이별에 일조했다는 생각을 심어준 두 개의 에피소드, 이는 시청자들에게 두 사람이 직업을 속이고 연애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음을 명쾌하게 이해시켰다. 사기꾼과 경찰이 수상한 부부가 되는 과정을 막힘없이 설명한 셈.
사채업자 박후자(김민정)가 사기꾼 양정국의 이름 옆에 국회의원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 전개도 만만치 않다. 원래 박후자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양정국을 찾았다. 도망치던 양정국은 소란을 일으키고 빠져나가기 위해 지나가던 행인을 붙잡는데, 놀랍게도 그가 연쇄살인범이어서 상황은 급변했다. 얼떨결에 “용감한 시민”이 됐고, 유명세에 떠밀려 또 다른 선행도 베풀고 만 사기꾼이 어느새 국민들에게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 된 것. 그런데 이처럼 코믹하게 연결되는 일련의 사건들은 단순히 코믹함에서 끝나지 않았다. 손에 쥐고 흔들 국회의원이 필요한 박후자가 양정국을 보며 “우리가 만들자. 국회의원”이라고 결심하는 장면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빠르게 질주하는 스토리 속, “이게 뭐야”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웃었던 순간들이 모여 결정적인 순간 “아!”하고 감탄을 터트리게 하는 것. 드라마 ‘국민 여러분!’이 방송 첫 주 만에 시청자들에게 “사기꾼이 국회의원에 출마하게 된 사연”을 전달한 유쾌한 해법이다. 공개된 사진 속 머그샷(mug shot)을 찍은 사기꾼에서 기호 5번 국회의원 후보로 변신 중인 양정국이 앞으로의 전개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국민 여러분!’, 매주 월, 화 오후 10시 KBS 2TV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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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몬스터유니온, 원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