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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끝까지 잡는다.”
절대 아니라던 박유천의 체모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 이젠 어떻게 체내에 들어가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박유천의 마약 반응검사는 양성으로 나왔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된 상태다.
박유천은 지난 26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때만 해도 평온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구속이 결정된 후 나타난 박유천의 손목에는 포승줄이 채워져 있었다. 더 이상 그의 얼굴에서 미소는 볼 수 없었다. 이어서 28일 구속 후 첫 경찰조사를 받았다. 박유천은 마약 양성 판단을 받은 후에도 계속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앞서 같은 혐의로 구속된 전 연인 황하나와의 대질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유천은 시종일관 당당했다. 자신이 직접 소집한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에서도, 이후 세차례의 경찰 자진출석에서도 그랬다. 그만큼 믿는 구석이 있는 듯 했다. 눈물의 기자회견은 박유천의 진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데뷔 후 처음 보는 밝은 탈색 머리와 체모 대부분을 제모했음이 알려지자 마약 투약에 대한 의혹이 증폭됐다.
실제 마약 투약의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으로 잦은 염색, 제모 등이 꼽힌다. 앞서 같은 혐의가 드러난 방송인 할리 역시 마약 투약시마다 제모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하나는 잦은 염색을 택했다. 박유천 역시 같은 방법으로 흔적 지우기에 나섰고 경찰은 그의 체모를 확보하기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다리털에서 덜미를 잡혔다.
이처럼 갈수록 마약사범들의 수법은 교묘해지고 있다. 어느덧 한국은 마약공화국이 돼 인터넷으로도 쉽게 구입을 할 수 있게 됐다. 할리 역시 인터넷으로 구입을 한 경우였다. 최근 떠오르는 ‘던지기 수법’을 이용했다. ‘던지기 수법’이란 특정 장소에 숨기면 구매자가 찾아가는 거래 방식을 뜻한다. 이는 특히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들에게 더욱 선호되는 방법이기도. 직접 만나는 방식이 아니다보니 박유천은 ATM기에서 입금하는 CCTV가 포착됐어도 부인할 수 있었다.
더구나 연예인들의 위치가 점점 더 높아지면서 권력으로까지 자리잡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점점 더 국내에서도 손쉽게 마약을 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 온라인, 클럽, 화장실 등 그 장소도 다양하다. 승리가 사내 이사로 재직했던 클럽 버닝썬 역시 마약이 오고 가며 범죄의 소굴로 변질됐다.
과거 황수정, 한성주, 정석원 등 연예계는 끝없이 마약스캔들에 휘말려왔다. 과거에는 혐의가 드러나면 빠른인정과 사과, 자숙 혹은 은퇴가 통상적인 절차였지만 박유천의 경우 한달여 가까운 시간동안 같은 혐의에 대해 끌어왔다. 그만큼 점점 더 수법은 교묘해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건, 결국 잡힌다는 점이다. 박유천의 경우 소변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지만 체모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경우다. 그만큼 마약의 경우 체모가 중요한 단서다. 특히 다리털과 같이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 체모는 더욱 많은 증거를 담고 있다. 때문에 탈색, 제모 등도 완벽범죄를 하기엔 역부족이다.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박유천, 그의 당당함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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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배우근 기자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