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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약점 없는 타격, 비결은 무엇일까?
두산의 외국인선수 호세 페르난데스(31)가 타격 5개부문 선두를 달리며 성공시대를 열어젖히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29일 현재 31경기에서 138타석 121타수 48안타 타율 0.397에 7홈런 26득점 30타점을 기록하며 이부문 선두를 질주 중이다. 출루율(0.464) 역시 1위에 올라 타율 최다안타 득점 타점 출루율 등 5개부문 1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외국인타자 농사 실패로 쓴 맛을 본 두산은 타격에 방점을 두고 페르난데스를 뽑았다.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이 좋은 타자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잘 칠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미국이나 쿠바리그와는 다른, 낯선 KBO에 무대에서도 그의 정확한 선구안은 위축되지 않았다. 볼넷 15개를 골라내는 동안 삼진은 9개 밖에 당하지 않았다.
스포츠투아이의 PTS분석에 따르면 29일 현재 스트라이크 존(S존)에 들어온 공 150개 이상을 상대한 타자 가운데 페르난데스가 0.483으로 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올시즌 기록한 홈런 7개 역시 S존에 들어온 타구를 공략한 결과였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은 상하를 가리지않고 안타를 만들어냈는데 그만큼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확도에 비해 장타력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파워에서도 기존 슬러거들에 밀리지 않고 있다. 장타율 0.645로 NC 양의지(0.685)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낯선 리그를 처음 밟은 선수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지만 페르난데스는 이 과정을 생략한 느낌이다. 시작부터 성공시나리오를 써내려가는 비결은 무엇일까. 뛰어난 마인트콘트롤 능력과 성실한 훈련자세, 그리고 끊임없는 연구 등 성공에 필요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
지난 28일 롯데전에서 첫 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그는 “항상 타석에 설 때 ‘내가 최고다’라는 생각으로 타석에 선다”고 홈런 생산의 비결을 밝혔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으로 어떤 순간에도 주눅들거나 떨지않고 자신의 실력을 십분 발휘한다는 설명이다. 매 경기 일찍 야구장에 도착해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는 것도 자신감을 갖게 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끊임없는 연구다. 페르난데스는 “스프링캠프부터 꾸준히 한국투수와 경기자료 비디오를 보며 연구했고, 지금도 데이터분석팀의 자료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단히 연구하고 머리속에 넣어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페르난데스가 4할대의 고공비행을 하자 상대팀은 몸쪽을 집중력으로 공략하며 괴롭혔다. 4할대를 넘던 페르난데스의 타율도 3할중반으로 떨어져 몸쪽 약점이 두드러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곧 몸쪽공을 안타와 홈런으로 연결시키며 상대의 예측을 무력화시켰다. 뛰어난 노림수가 가져온 결과였다. 시즌 초반 유인구에 웬만해선 속지않는 인내력으로 똑딱이 안타를 생산해냈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주자상황과 아웃카운트에 따라 작심한 듯 풀스윙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헛스윙할 때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큰 스윙인데 노림수가 적중하며 홈런으로 연결되고 있다. 타고난 파워히터는 아니지만 노림수가 적중하며 장타력도 업그레이드됐다.
그렇다면 약점이 전혀 없는 것일까. 김태형 감독은 “지금으로서는 더 바랄 나위가 없다.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그냥 잘친다”고 칭찬하며 “다만 체력이 떨어졌을 때가 문제다. 그 때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체력과 경기력은 상관관계가 크기에 당연한 말같지만 낯선 땅에서 가족 없이 혼자 와 있는 페르난데스이기에 체력유지는 또 하나의 과제가 될 수 있다. 지명타자로 나서기에 체력소모는 덜하지만 수비부담이 주어진다면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궁금해진다. 참고로 페르난데스는 1루수로 25타석에서 0.273, 지명타자로 출장한 113타석에서 0.424의 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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