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LG 유강남, 동점허용은 아쉽지만...
LG 유강남이 30일 잠실 kt전에서 8-6으로 앞선 7회 2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한 뒤 이닝을 마치며 아쉬워하고잇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LG 유강남이 공수겸장 안방마님으로 거듭나고 있다. 거포 안방마님으로 ‘공격형 포수’ 이미지가 강했지만 올해 LG 마운드를 철옹성으로 만들고 있다. 포수의 기본 덕목인 수비에서 성장세가 뚜렷하다.

LG는 지난달 30일 현재 팀 방어율 부동의 1위(2.68)에 올라있다. 10개구단 유일의 2점대 팀 방어율이다. 1~3선발인 타일러 윌슨(4승 방어율 0.57)과 케이시 켈리(4승 방어율 2.47) 차우찬(4승 방어율 1.50)이 롯데가 이날까지 거둔 팀 승 수와 같은 12승을 합작했다. 윌슨이 방어율 1위, 차우찬이 3위에 올라있고 켈리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진이 짠물 투구를 펼쳐주니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밖에 없다. LG 류중일 감독은 “정찬헌이 빠진 마무리 자리가 고민”이라면서도 “그래도 투수들이 잘 던져주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켈리를 제외하면 기존에 있던 투수들이다. 구위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게 아니라면 각자 가진 구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배합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투구를 할 수 있다. 유강남의 숨겨둔 ‘볼배합 본능’이 빛을 발하는 이유다.

[포토] LG 세리자와 배터리 코치,
LG 세리자와 배터리 코치가 30일 잠실 kt전에서 8-3으로 앞선 5회 팀의 수비를 지켜보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지난달 30일 잠실 KT전에서 차우찬과 호흡을 맞춘 유강남은 비록 3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5회초 무사 2루에서 완벽한 볼배합으로 한 이닝 4삼진 진기록 수립을 도왔다. 타자의 허를 찌르는,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을 선점해 스윙을 끌어내는 능력이 돋보였다. 젊은 타자들에게는 슬라이더 등 빠른 변화구, 베테랑에게는 크게 휘는 느린 변화구를 결정구로 구사한 점도 차우찬의 구위를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공 하나를 버리더라도 신중하게 끌어가는 여유도 생겼고, 상대가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황에는 과감하게 찔러 들어가는 패턴을 선택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상대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집념이 지난해와 가장 달라진 부분이다.

류 감독은 “투수코치와 배터리코치가 모두 바뀌었다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상수-김정민 코치 조합에서 올해 최일언-세리자와 유지 조합으로 바뀌었다. 류 감독은 “투수, 배터리 코치가 가진 볼배합 철학이 경기 운영에 녹아들지 않겠는가. 정답이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코치가 바뀌면 경기운영 철학도 변화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사인은 (유)강남이가 직접 내는데 위기 상황 때 한 번씩 배터리 코치가 사인을 준다. 이런 부분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것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포토] LG 유강남, 2회 첫 타석부터...홈런 쾅!
LG 유강남이 30일 잠실 kt전에서 1-1로 맞선 2회 홈런을 쳐낸 뒤 그라운드를 돌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힘대 힘의 승부보다 타이밍 싸움을 중요하게 여기는 일본식 볼배합이 유강남의 공격적인 성향과 절묘하게 어우러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기를 지켜보면 요소요소에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배합을 한다. 스스로도 “공격보다 수비”를 외치는 유강남의 포수 사랑도 코칭스태프의 철학을 빠르게 흡수하는 동력이 됐다.

공격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이날 2회말 솔로 홈런으로 생애 첫 3연속경기 아치를 그려내는 등 시즌 30경기에서 홈런 6개와 16타점 타율 0.270을 기록 중이다. 성실함이 최대 무기인 유강남이 국내 정상급 포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LG의 신바람도 순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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