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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좀 쉬어도 되는데...’
지난 1일 1군에 처음 등록된 육성선수 출신 외야수 김경호(24)가 감독의 구두 선발 라인업에 들었다가 빠지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일 대전구장에서 한화의 경기를 앞두고 “오늘은 라인업 변화가 많다”며 “박건우는 휴식을 취하고 김경호가 센터로 나간다. 국해성이 우익수, 내야는 그대로다. 호세 페르난데스도 괜찮다고 한다. 류지혁이 2번, 호세가 3번타자로 나간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박건우는 훈련 중 옆구리에 조금 통증이 온 것 같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는데 무리시킬 이유는 없다. 나중에 대타로는 기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부연설명도 덧붙였다.
그런데 잠시 후 정경배 타격코치가 다급하게 김 감독을 찾았다. 박건우가 ‘뛸 수 있다’고 재차 경기출전 의사를 밝히자 정식 선발 라인업 교환 직전 이를 감독에게 다시 한 번 보고한 것.
김 감독은 “좀 쉬어도 되는데 애들에게 기회를 안줄려고 하네”라며 껄껄 웃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내 정색하며 “선수는 팀분위기 처질 때는 더 할려고 한다. 주전선수가 적극적인 의사 표명을 하면 어느 정도는 들어주게 된다. 또 박건우가 타순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상대에게 주는 느낌이 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김 감독은 타순을 일부 조정해 “박건우가 5번타자로 나간다”고 라인업을 변경했다. 그렇게 해서 이날의 선발 라인업은 허경민(3루수)~류지혁(2루수)~호세 페르난데스(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박건우(중견수)~박세혁(포수)~오재일(1루수)~국해성(우익수)~김재호(유격수)로 구성됐다.
육성선수 출신 김경호는 1군 경기 선발 출전의 기회를 그렇게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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