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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이 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 75차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최종 브리핑이 끝난 직후 열린 대한항공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이선율 기자.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선대 고 조양호 호장, 그의 선대인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경영철학인 ‘수송보국’을 받들어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을 계속 이어나가겠다”

대한항공 총수로서 글로벌 무대에서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75차 연차총회서 최종 브리핑이 끝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가 국내서 공식 기자간담회를 하는 것은 2017년 1월 대한항공 사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조 회장은 “‘회장님’이라는 직함이 옆에 아버님이 계신 듯한 느낌도 들면서 아직까지 어색하고 낯설다”면서 “경영방향은 갑작스럽게 별세하신 선대 조양호 회장,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의 경영철학인 ‘수송보국’ 정신은 변함없이 이어나가면서도 시대에 맞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도 과감하기 병행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처음 한국에서 열린 IATA 연차총회에서 선친에 이어 의장이라는 중요 직책을 맡았다. 전세계 항공동맹체 스카이팀(SkyTeam) 의장으로도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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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소감에 대해 조 회장은 “IATA는 세계적 행사로 대한항공으로선 영광이며 전 세계 항공업계의 주요 인사들이 모여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면서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업계 리더로서의 역할을 위해 오랜 기간 IATA 구성원으로 활동했고, 선대 회장(고 조양호 회장) 역시 집행위원회(BOG) 위원으로 활동했다. 저도 이번에 집행위원으로 당선돼 앞으로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공세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했다.

조 회장은 “LCC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진에어를 계열사로 가지고 있는) 우리도 연관돼있다“면서 “지금까지 12년동안 대한항공은 LCC와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며 시장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동향을 보면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 내부적으로 많은 의견을 나눠본 결과 앞으로 조금 더 과감한 전략을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체결 효과가 가시화된다면서 이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LCC성장에 대해 수동적으로 관찰해왔지만 앞으로는 공격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체결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고 만족스러운 결과도 얻었다. 앞으로도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신규 항공기 도입 계획에 대해선 “현대화된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며, 더이상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면서 “다만 이런 발주 계획은 가지고 있다는 점은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익성 강화를 위해 일부 노선에서 일등석(퍼스트 클래스)을 폐지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는 서비스의 단순화·간소화를 위한 것이고, 시장 트렌드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현안 만큼 가장 관심이 높았던 상속세 재원 마련과 최근 지분을 늘리며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한진칼 2대주주인 KCGI공세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한 입장이었다.

우선 경영권을 둘러싸고 삼남매간 갈등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조 회장은 “선대 회장께서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특별히 많은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없었다”면서 “평소에 말씀하셨던 내용은 가족간에 화합을 해서 회사를 지키는 것이 큰 목적이라고 강조하셨다. 이를 바탕으로 저희 가족들과도 지금 협의를 하고 있고,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 더 이상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고, 추후 결과를 지켜봐달라”라고 말했다.

최근 한진칼 지분을 16%가까이 늘리며 경영권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 KCGI에 대해서는 “KCGI는 한진칼의 주주이고 대주주의기는 하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개인적으로나 회사에서 공식 혹은 비공식적으로 KCGI를 만난 적은 없다. 마지막 만남은 지난해였고, 그 이후로는 전혀 만난 적이 없다. 향후에 KCGI로부터 연락이 온다 해도 주주로서 만나는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단정지었다.

직원들과 소통경영을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객실 승무원 인력 부족 문제를 겪으며 직원들과 일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조 회장은 “직원들로부터 관련 문제 제기를 많이 들었는데, 최근까지 IATA 총회 준비도 있고 아버지 별세 문제도 있고 해서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점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문제가) 다 끝났으니 회사에 집중할 생각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승무원 부족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채용을 많이 했고 현재도 준비 중이다. 퍼스트클래스(일등석)을 일부 노선에서 없애고 비즈니스클래스(우등석)으로 간소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서비스의 본래 취지는 서비스 수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승무원들이 편하게 일할 있도록 근무환경을 고려해 결정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갑작스레 발표돼 실무진들이 많이 준비하지 못한 부분은 있으나 향후 차차 준비해나갈 것이며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리라 본다. 저에겐 대한항공을 이용해주시는 고객도 고객이지만 직원들이 가장 큰 고객이다”라고 강조했다.

melod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