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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혜라 기자]여행길에 오른 청년들의 설레는 얼굴이 나타난다. 해변가에서 뛰노는 그들을 보며 ‘떠나고 싶다’고 느낄 때쯤 광고모델인 배우 류준열이 화면을 가득 채운 채 말을 건다.
“자, 이제 네가 떠날 차례야.”
SK에너지가 지난 5일 공개한 ‘SK오일로패스’ 캠페인 영상의 내용이다. ‘SK오일로패스’는 25~35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벤트 참여를 인증한 대상 가운데 1000명을 추첨해 20만원 상당의 주유카드와 선물 키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주유카드를 상품으로 제공함으로써 청년들에게 ‘5일 동안’ 국내 어디든 ‘오일 가득히’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이번 캠페인은 기대 이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이벤트 개시 7일 만인 12일 기준으로 실제 13만 7천 명의 응모가 있었다. 참여형 이벤트로는 이례적이라는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이벤트 응모를 위한 인스타 필수 해시태그 ‘SK오일로패스’를 확인해보니, 12일 기준으로는 약 14만3천여 건의 게시물을 수가 확인됐다.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서도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지난 6일에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집계한 20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캠페인이 시작된 5일 20대 실시간 검색어 5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7일까지도 2위를 기록하며 3일 연속 실시간 검색어에 등재되었다. 뿐만 아니라 30대 실시간 검색어 목록에서도 10위권 안에 들기도 했다.
이번 캠페인에 응모했다는 인천시 부평구에 사는 현서희 씨(31)는 “SNS 피드에 주위 친구들이 게시를 해 궁금해서 홈페이지에 접속해 참여하게 됐다”며 “나만의 일러스트 응모권을 선택하는 것도 독특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SK에너지의 캠페인이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에너지 충전이 필요한 청춘 세대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청년들의 공감을 이끈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광고콘텐츠업체 필라멘트리의 이환규 이사는 “위로가 필요한 청춘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키워드를 적극적으로 공략한 것이 눈에 띄었다”며 “청춘의 에너지가 느껴지고 실제 소비자의 행동을 유발하는 좋은 광고다. 모델의 셀프카메라 영상을 중간에 삽입해 떠나고 싶은 욕구를 자극했으며, 특히 ‘5일’ 내내 ‘오일’ 가득이라는 위트있는 카피로 오일로패스를 효과적으로 각인시켰다”고 답변했다.
이훈영 경희대학교 경영학과(마케팅) 교수는 “최근 참여형 이벤트로 마케팅의 추세가 변화되는 과정을 잘 간파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마케팅의 경향이 이전에는 단순한 관계 마케팅에 치우쳤다면, 근래에는 보다 응모자의 능동적인 참여 욕구를 자극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캠페인은 참여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이고, 상당한 기간 동안 SNS를 통해 게시가 지속되기 때문에 파급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또, 취업난 등으로 무기력한 젊은 세대에게 활력을 북돋울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해 기업의 사회적 기여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SK에너지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컨셉이 청년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내부 분석을 내놓았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의 기획 의도에 대해 “‘소확행’이라는 말이 유행했듯이, 청춘들이 언제든 떠올려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는 추억을 자산으로 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언급했다. 예비 소비자들에게 SK에너지의 업종 특성상 기존의 딱딱하고 무거운 기업 이미지를 참신하고 생기 넘치게 재인식시켰다는 평가에 대해선, “오래된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 이것은 주유소의 새로운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업은 젊은 기업, 활기찬 기업이다. SK에너지가 가진 ‘에너지’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젊은 기업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에도 이미지 확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hrle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