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두산 김재호, 간발의 차로...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LG와 두산의 경기 5회초 2사 2루 두산 2루 주자 김재호가 박세혁의 적시타 때 홈에서 슬라이딩을 하며 득점을 하고 있다. 2019. 7. 9.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올스타의 품격은 이런 것.’

두산 유격수 김재호(34)가 9일 잠실 LG전에서 올스타의 품격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 물 흐르듯 유연한 명품수비는 물론이고 밀고 당기는 타격실력과 상대의 허를 뚫는 기민한 주루플레이 등 천재적인 야구센스를 아낌 없이 뽐냈다. 4타수 3안타 2득점 2타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김재호는 올시즌 두산이 배출한 유이한 올스타다. 지명타자로 선정된 외국인선수 호세 페르난데스와 함께 드림(SK 삼성 롯데 KT 두산) 올스타 유격수로 뽑혔다. 부동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와 같은 그룹이라고 해도,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팀에 시즌 2위를 달리는 팀으로서 올스타가 두 명 밖에 안되는 것은 다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게다가 이날 상대팀인 한지붕 라이벌 LG는 나눔 올스타(LG 키움 한화 KIA NC)로 무려 7명을 배출해 더욱 비교가 됐다. 그래서일까 올스타 김재호의 투지와 플레이는 더욱 빛났다.

김재호는 0-1로 뒤진 2회초 1사후 첫 타석에서 LG 선발 케이시 켈리의 몸쪽공을 가볍게 잡아당겨 좌익선사 2루타를 뽑아냈다. 박세혁 타석에서 상대 폭투 때 3루까지 진루했고, 허경민의 우익수 플라이때 홈을 밟아 1-1 동점을 만들었다. 6-2로 앞선 5회초 2사 3루선 우전적시타에 이어 가볍게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짧은 좌전안타에도 탁월한 주루센스로 득점에 성공했다.

김재호의 플레이는 수비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3 유간을 가르는 까다로운 타구를 유연한 푸트워크로 잡아낸 뒤 1루에 강하게 송구해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4회 유강남의 타구가 3루수 허경민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빠지는가 싶었지만 어느새 김재호가 뒤를 커버하며 타구를 막아냈다. 내야안타가 되긴했지만 김재호의 수비가 더욱 빛나는 순간이었다.

김재호는 “일요일 승리에 이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 LG전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건 없다. 별다른 의식 없이 최상의 경기에 임하고 있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맹활약 소감을 밝힌 뒤 “최근 너무 힘 없는 경기가 많았는데 이 경기를 통해서 좋은 경기로 전반기를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재호는 올시즌 타율 0.298을 기록중이다. 시즌 초반 손목부상 후유증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서서히 감을 끌어올려 팀이 가장 힘들어하는 순간에 팀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선 3할대 후반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전반기 2위 수성을 위해 총력을 다하는 두산은 김재호가 있기에 마음 든든하다.

whit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