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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두산 안방마님 박세혁(29)은 올시즌 10개구단 포수 중 포수 수비 최다이닝(855.1이닝)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NC로 이적한 양의지의 백업포수로 뛰다 올시즌 처음 풀타임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쓰자마자 철인 행군을 하고 있다. 성적도 좋다. 안정적인 투수리드로 양의지 공백을 잊게 만들었고 공격에서도 타율 0.277로 알토란 활약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체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첫 풀타임 주전에 이토록 많은 경기를 소화하자니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 박세혁의 올시즌 성적을 봐도 5월까지 3할대 타율을 기록하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6월(타율 0.174)과 7월(0.173)에는 극심한 빈타에 허덕였다. 뚝 떨어진 체력이 문제였던 것. 하지만 더 더워진 8월에 오히려 성적이 반등했다. 8월 타율은 0.395에 달한다. 최근 10경기에선 0.419의 높은 타율에 홈런도 3개나 치고 있다.
최근 잠실구장에서 만난 박세혁은 체력회복의 비결에 대해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 힘들면 정말 밥이 입에 들어가지 않는데 억지로라도 먹으려고 애를 썼다. 그 덕에 더위에 조금 적응이 되자 체력도 올라온 것 같다”고 체력회복의 비결을 ‘밥심’으로 돌렸다. 박세혁은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께서 ‘잘 먹어야 힘을 쓴다’며 먹는 걸 강조하셨다. 어머니도 아버지 선수시절부터 보양식을 챙기는데는 일가견이 있으셔서 몸에 좋은 음식을 정말 잘 해주신다”고 덧붙였다. ‘어머니표 밥’이 힘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박세혁의 아버지는 모두가 다 아는 박철우 두산 2군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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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조건 잘 먹기만 하는 것으로 박세혁의 체력과 타격감 회복을 설명하기는 부족한 감이 있다. 박세혁은 “웨이트 트레이닝 방법도 바꿨다. 전에는 비시즌에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하다가 시즌에 들어가면 줄이고 더워지면 더 줄였다. 그런데 이번엔 코칭스태프와 형들의 조언에 따라 트레이닝 방법을 바꿨다. 무게있는 운동을 오히려 늘리는 등 변화를 줬는데 몸에 다시 힘이 붙는 느낌”이라고 체력회복을 설명했다.
체력회복과 함께 야구에 대한 생각과 각오도 다시 다졌다. 박세혁은 “주전 첫 해니 만큼 투수리드에 집중하려고 했다. 타격은 시간이 되면 저절로 올라올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타격감이 올라오기는 커녕 더 떨어지더라. 이래선 안되겠다 싶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늘 잘 치던 타자도 아니고 홈런타자는 더욱 아니었다. 뛰는 것 등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과 팀에서 필요로 하는 것부터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랬더니 다시 타격감이 살아나고 성적도 좋아졌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두산은 21일까지 팀방어율 3.55로 2위를 기록중이다. 투수들이 잘 던진 결과지만 박세혁의 안정적인 리드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연승행진 중인 조쉬 린드블럼과의 찰떡호흡은 빼놓을 수 없다. 박세혁은 “린드블럼과는 경기전은 물론이고 경기중에도 대화를 많이 한다. 서로 상의하며 그날 그날 잘 듣는 구종으로 승부하고 안 통할 땐 지체없이 바꾼다. 양의지 선배를 보면서 많이 배웠고 실전에 응용하며 더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린드블럼은 오는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20승에 도전한다.
FA계약을 NC로 이적한 양의지는 박세혁의 영원한 롤모델이자 따라잡고 싶은 목표이기도 하다. 지난 2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두 팀간의 맞대결에서 박세혁은 5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팀의 2득점 중 하나인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분전했지만 역시 3타수 1안타에 루친스키의 완투승을 일궈낸 양의지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제 갓 풀타임 첫해, 언젠가는 양의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믿으며 씩씩하게 뛰고 있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발전해 나가는 박세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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